한국일보

태풍이 다가오는 분위기

2001-02-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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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알 마티네스 (LA타임스 칼럼)

요즈음에는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찾기위해 줄을 서는 모습을 볼수 없다. 컴퓨터 앞에 앉아 일자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접속하면 된다. 직업소개소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대신 고용개발국(EDD)이라는 고상한 이름이 사용된다.

최근 미대기업들의 감원바람이 남가주의 겨울폭풍 못지않게 드세다. 워즈사가 2만8000명, 크라이슬러가 2만6000명, 루슨트가 1만6000명, 새라리가 7000명, JC 페니가 5300명의 감원을 발표했다.

남가주 지역 EDD오피스 3개소를 들려봤다. 어느 곳에서나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운타운센터에서 만난 대니얼 아레야노라는 38세된 세아이 아버지는 10년동안 일해온 식품회사에서 어느날 갑자기 로봇에게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긴채 해고됐다고 밝혔다. 수퍼바이저에게 생활대책을 하소연했더니 실업수당이나 신청하라고 일러주더라는 것이었다.


크렌셔오피스에서 만난 실비아 딕슨은 4자녀를 둔 43세의 이혼녀였다. 사무직,비서직,컴퓨터일등 모든 업무에 자신이 있지만 사소한 전과 때문에 써주는 곳이 없어 실업자로 지낸다고 했다. 우들랜드힐스오피스에서 만난 53세의 리차드 하우슬은 지난92년부터 정규 일자리를 가져보지 못한채 이일 저일을 닥치는대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조만간 원하는 일자리를 찾게될 전망은 밝지 않다. 불경기가 다가오고 대기업의 감원선풍이 불어 오는 마당에 쉽게 직업을 구할 수 있으리라고는 본인들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에게서 태풍이 불어오기 직전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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