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지 마라!(Don’t do it)’라는 명령문

2001-02-10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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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교육 이야기

▶ 수잔 정

꼬마들이 수영장 파티에 초대되어서 가는 날이면 어떤 엄마는 무척 불안하다. 흥분하기 잘하는 나의 자녀가 천방지축 뛰어다니거나 물장난 치다가 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아이가 이렇게 활발하고 ‘분주한’ 경우 대개 엄마나 아버지 중에 한명, 또는 두명이 모두 성질이 급한 수가 많다. 이런 부모일수록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말썽을 일으킬 확률이 높음을 안다. 따라서 파티 가기 전날부터 아이에게 ‘너 뛰어다니지마!’하고 못을 박는다. 물론 당일에는 수영장의 깊은 수심을 실감나게 바라보면서 ‘까불다가는 빠져 죽는다!’를 기도하듯이 외우게 한다. 엄마가 예상했던 대로 그처럼 주의를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니면 주의를 준 강도에 비례해서 아이는 사고를 친다.

정상적인 4∼5세 아이를 10여명을 모아놓으면 반드시 한두 명은 이런 경우에 속한다. 즉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엄마나 선생님의 말을 잘 들으려고 노력하지만 사람이 많으면 흥분이 잘되고 그래서 다시 잘못을 저지르고는 속상해하는 아이. 이들은 급한 상황에 부딪치면 엄마가 ‘뛰지마!’라고 한 것이 기억날 뿐, 다른 ‘새로운 해답’을 망각해 버린다. ‘뛰는 것’과 ‘뛰지 않는 것’ 말고 만일 엄마가 ‘걸어다니세요(Please walk)’ 또는 ‘앉아서 놀아요!(Will you sit and play?)’라는 다른 강구책(alternative methods)을 살짝 머리에 넣어주었으면 어땠을까?

어린이들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갖고 싶은 것은 엄마나 아빠, 또는 어른들의 사랑이다. 위기 상황에 부딪힐수록 그 욕구는 강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 명령을 듣고 싶은데 엄마는 꼭 한가지 밖에는 가르쳐 주지 않았으니… 뛰거나 뛰지 않는, 즉 ‘뛴다(run)’는 동사밖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 바람에 자신이 싫어하는 아이가 돼버린 셈이다. 대응책을 가르쳐줌으로써 아이는 정말 뛰어다니고 싶을 때에 문득 ‘앉거나’ ‘걷는’ 승리자가 될 수 있다. ‘너처럼 공부 안하고 게으른 애는 나중에 커서 외삼촌처럼 건달이 될 거야!’라는 생각이 들면 ‘동사’를 바꾸자. ‘비록 이번에는 학업에 C를 맞았지만 너는 잘 놀고, 친구도 많으니까 분명히 미국 대통령 감이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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