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랑을 나누는 2월

2001-02-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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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리 김 (시온 어린이학교)

아이들의 작은 손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하얀 종이위에 하트를 분홍, 빨강색으로 색칠해서 메우고 삐뚤빼뚤 하트가 동그라미로 네모를 귀퉁이가 잘려나가고, 큐피드의 천사도 최선을 다해서 예쁜 색칠을 해서 이름 위에 붙이고 벽엔 온통 사랑의 칼라와 그림으로 장식된다.

그렇게 2월은 시작하면 어수선한 크리스마스와, 설날을 지내고 이제 아이들은 계절의 중간쯤인 봄의 문턱에 들어서 있다. 아이들이 준비한 사랑의 카드와, 여러 모양의 마카로니는 색을 입혀서 준비된 실에 꿰어서 열심히 예쁜 목걸이를 만들며 이제 우리 엄마, 아빠에게 사랑의 고백과 뒤에 감추어진 쑥스러움 감사함과 함께 ‘아빠, 엄마 사랑해요’ 입맞춤과 더불어 발렌타인스 데이를 배우며 그 사랑을 실천해간다.

분주한 꽃집의 장미와 배달원들의 분주함이 내게도 누군가로부터 한송이 꽃이라도 올 것 같은 기대와 설레임을 가져다 준다. 작년에는 알 수 없는 카드가 정확하게 나를 찾고 있었고 겉봉에는 수신인 이름은 없이 ‘Secret Admirer’의 약자만 적혀있는 카드를 받았다. 카드의 내용은 어느 모임에서 나를 발견하였고, 또 참 특별한 기억을 하게 되었으며 이 발렌타인스 데이가 즐겁고 아름다운 날이기를 원하노라는, 누군지 궁금해하며 온갖 상상을 다해보게 하는 것이었다. 이런 기쁨을 전하는 사람, 또 받으며 사는 여인들은 분명 축복받은 사람들이며, 그런 설레임은 착각일 망정 기쁨일 것이다.


내 책상 서랍 안에는 늘 각종 카드가 준비되어 있다. (생일, 감사, 결혼, 장례, …) 등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만남등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작은 것에도 ‘정말 너무 고마웠습니다’ 하면서 항상 감사 카드를 쓰고, 또 헤어질 때는 ‘Think of you’카드에 추억을 그대로 간직하겠다는 마음을 넣어 보낸다.

작년에 말아서 말린 꽃을 예쁘게 넣어서 헤어지는 아이들에게 꼭 전해준다. ‘기억해주렴,이 선생님을’ 하면서. 그리고 오늘은 우리 사랑하는 학교아이들에게 얼마나 사랑하는지 고백하고 싶다. ‘산’이야 ‘솔’이야 ‘은혜’야 ‘규진’아 ‘규현’아 너희 모두를 한 사람한 사람씩 얼굴을 그리며 미안하며, 장난꾸러기 모습을 생각하며 쓴단다. 우리 만나서 얼마나 기쁜지 너희를 우리에게 보내어 사랑으로 맺어주신 우리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선생님은 매일 아침 기도한다. 우리 아이들 아프지 않고, 한 아이도 다치지 않고, 즐거운 학교생활, 사랑의 하루가 되게 해달라고. 너희는 언제나 따뜻한 가슴과 열린 가슴으로 나눔의 기쁨을 알고 하나님이 주신 지혜를 바탕으로 진정한 삶의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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