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당신 때문에 즐거웠습니다”

2001-01-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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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R. 박<호놀룰루>

요즈음 라디오에서 골프 선전하기를 하루를 함께 한 파트너에게 “오늘은 즐거웠습니다” 라고 하면 그는 골프 신사라고 했다. 평생을 같이 하는 파트너에게도 그 아름다운 말을 한다면 우리의 생활이 맑고 밝은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루를 같이한 파트너에게 즐거웠다는 소리를 하면 신사라고 하는데, 우리는 평생을 함께 한 파트너에게 “오늘 하루 수고하였습니다” 하고 한번이라도 말해본적이 있는가. 부부가 남남으로서 하나가 되어 같이 살아가는 삶 속에서 같이하는 마음이 얼마나 되는가.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마음이 같아지는가. 결혼하여 부부가 되어 겪는 서로의 성격의 차이, 사고의 차이, 환경의 차이, 그것 때문에 오는 갈등을 얼마나 많이 겪는가.

아이가 생기면 또 양육 문제로 마음이 같지 않아서 다투고 그러다가는 아이 문제로 힘들게 지내는 시간들을 우리들은 다 겪어 알고 있다.


몇 십년을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동료에게 지치고 피곤하게 보일 때 한마디 “당신 때문에 오늘 하루가 즐거웠습니다” 한다면 그 사무실 안의 공기는 가볍고 무지개 빛이 될 것이다. 우리의 파트너에게 나는 무엇을 주고 있는가, 각자가 한 번쯤 물어보기를 바란다.

남편이 밖에서 윗사람이나 아랫 사람에게서 받은 많은 스트레스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오늘 하루는 당신을 만나는 즐거움으로 지냈습니다”한다면 남편의 굳어진 얼굴이 풀어지고 피로는 싹 가실 것이다.

우리는 남을 칭찬하는 일에 왜 그리도 인색한가, 나는 결혼 40년 동안 살아오면서 “고마워”하지 못하고 무얼 사다 주어도 마지못해서 받아 주는 척 한 나를 돌아보면서 “여보 오늘 하루 참 행복했습니다”한다면 남편은“웬일이야”하며 싱글벙글할 것이다.

하루를 같이한 파트너에게 즐겁다라고 할 수 있다면 평생을 같이 하는 식구들에게는 왜 인색한지, 같은 공간 동료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가 일에 능률을 주고 삶의 피로를 덜어 주는 것을 생각을 하여 보았으면 한다. 울타리를 함께 한 이웃, 옆방을 두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 마주치는 얼굴에 상쾌한 말 한마디가 삭막한 우리 사회를 맑고 밝게 하여 줄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단 한번 밖에 없는데 열심히 즐겁게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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