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선수는 늘고, 실적은 줄고

2000-11-04 (토)
크게 작게

▶ 기자수첩

▶ 이규태 (스포츠 기자)

고작 시즌 2승에 신인왕 3연패도 실패. 박세리가 단 1승을 올리지 못한채 새 천년의 첫 LPGA시즌이 막을 내리고 있다. 오는 16∼19일 플로리다주에서 벌어지는 아치 와이어리스 챔피언십이 아직 남아있지만 박세리와 김미현의 2년연속 신인왕 등극을 맛본 한인 팬들에게는 기대이하의 시즌이 분명했다.

LPGA무대에 한인골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반면 전체적인 성적이 점점 초라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98년에는 박세리가 혜성처럼 나타나 메이저대회 타이틀 2개를 포함, 시즌 4승을 올리며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맏언니’ 펄신도 데뷔 8년만에 목타게 그리던 투어 첫 승을 기록하며 ‘코리언 돌풍’을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박세리가 또 다시 4승을 올린데 이어 ‘땅콩’ 김미현이 미국무대에 데뷔, 시즌 후반 2승을 챙기며 한국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됐다. 둘이 합쳐 시즌 6승에 신인왕 2연패. 그러나 살펴보면 99년시즌은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는 내용면에서 크게 떨어지는 ‘후속타’였다.


2년간 무려 11승을 지켜보며 연속 신인왕 등극을 자랑삼게 된 한인들의 기대는 올해 미 여자아마골프계를 주름잡던 ‘거물루키’ 박지은의 가세로 더욱 부풀어 올랐다. 신인왕 3연패는 시즌초부터 기정사실로 거론됐고, 호주 대표팀 명성의 박희정까지 ‘풀시드’를 가진 한인골퍼가 5명으로 늘어난데다 장정, 권오연, 제니박, 여민선 등 대기선수도 4명이나 생겨 승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정 반대였다. 박지은은 1승을 올렸지만 갈비뼈근육을 다치는 바람에 신인왕을 도로시 델라신에 내줬고, 박세리는 아직까지 단 1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김미현은 13차례 ‘탑10’에 이름을 올리는 꾸준한 실력을 보여줬지만 결론적으로 우승은 단 1번. 게다가 정작 큰 상금이 걸린 4라운드 대회를 이긴 적은 아직도 없다.

올해 LPGA투어서 뛰었던 한인골퍼 9명은 내년 몽땅 다 돌아오며 풀타임 선수로는 하난경, 대기선수자격으로는 한희원와 강수연이 가세하는데 내년에는 선수증가에 정비례되는 성적이 나올지 의문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