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들의 한 표가 중요한 이유

2000-11-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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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2000년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나흘밖에 안남았다. 올 대선은 40년래 최대의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있어 캘리포니아주의 투표가 끝나는 마지막 시각까지 누가 승자가 될지 모르는 숨막히는 상황이 연출될 전망이다. 이같이 극히 미세한 표차로 당락이 결정되므로 올 선거는 한 표 한 표가 새롭고, 또 막판 부동표 향방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캘리포니아주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그 어느때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주 총무국에 따르면 이미 기록 수준을 마크, 모두 1,570여만명으로 집계된 등록유권자중 76% 1,200여만명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는 80년 대선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로 지난 96년 대선에 비해 10%가 높은 수치다. 또 부재자 투표율도 크게 늘어 주전체로 30%선에 이를 전망이다.

한인 유권자 등록률도 크게 늘고 있다. 한미연합회(KAC)에 따르면 남가주 일원의 한인 유권자수는 18만여명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올해의 경우 한인 유권자 등록은 지난번 선거에 비해 30%정도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사실 한인은 소수계중에서도 가장 선거에 무관심한 민족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 유권자 등록률이 올들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사태다.


그러나 등록률은 등록률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투표율이다. 종전의 한인 투표참여 패턴을 보면 전체 한인 시민권자중 40%미만이 유권자등록을 하고 그 중 30%정도만이 마지막 한 표행사에 참가, 한인은 같은 아시아계중에서도 중국, 일본, 필리핀 그리고 베트남계에도 뒤지는 최하위 투표참가율을 보여왔다.

올 대선은 새 천년 벽두, 새로운 세기에 미국을 이끌고 나갈 지도자를 뽑는 선거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투표참여는 바로 새 역사 창조에 동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이 새 역사를 창조하는 올 선거는 기록적인 접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어 ‘한 표의 주권행사’는 그 어느때보다 더욱 소중하다.

소중한 주권행사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 한표의 주권행사는 바로 한인 커뮤니티의 존재를 주류사회에 알리는 행위다. 또 새역사 창조에 한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위다. 투표에 참여함으로써 응집된 한인의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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