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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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장관 안경 ‘장미빛 아니다’

2000-11-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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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브라이트 방북과 북한 인권문제

▶ 고홍주<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

올 여름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은 남한의 김대중 대통령과 역사적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새롭게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10월에는 그의 초청으로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미국 최고위 관리가 되었다. 국무장관은 북한의 암울한 인권상황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초청을 수락했다. 오랜 기간 한국과 세계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일해온 김대통령이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2일간의 방문 동안 올브라이트 장관은 북한측 대표들과 미사일 문제등 안보 이슈를 비롯, 미국의 관심 사안과 세계적 이슈들을 광범위하게 논의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미국 각료로서는 최초로 북한 최고위층에 인권문제를 제기했을 뿐 아니라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자유증진에 필요한 이슈들을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일부 비판가들은 이번 방북의 본질이 아니라 김정일과 샴페인 잔을 마주치고 노동당 창설 55주년 기념 매스게임을 참관한 이미지를 두고 국무장관을 비난했다. 그러나 당시 올브라이트 장관은 북한 사람들과 세계 언론에 “나는 평생 공산주의 연구 학생이었기 때문에 이런 매스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대단히 잘 알고 있다… 분명히 말해 두지만 내가 쓰고 있는 이 안경은 장미빛이 아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공개 성명을 통해 북한 사람들에게 “미국인들은 인도주의 이슈들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이제 북한과 보다 폭넓게 인권문제 논의를 추진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본질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베이징부터 보스니아, 동티모르에서 코소보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역대 어느 국무장관 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하여 말하고 행동해 왔다. 국무장관의 이번 방문은 북한이 바깥 세계에 더 활짝 문을 열게 만드는 중요한 돌파구가 되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나는 북한이 고립을 끝내고 남한 및 미국과 화해하게 되는 날을 평생 기다려 왔다. 대화의 시작, 특히 대량파괴 무기나 적대관계 종식등 이슈들에 관한 대화는 북한내 인권 이슈를 진전시키는데 명백히 매우 중요하다. 활발한 외교로 북한인들이 순수한 자유를 즐길 날이 가까워 오면 그때 가서 더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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