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제가 이슈가 안되는 이유

2000-11-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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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적지 않은 민주당원들과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붐경제가 앨 고어에게 왜 원군이 못되고 있는지 의아해 할 것이다. 고어가 이같은 절호의 정치적 이점을 최대한 살리는 정치력을 지니지 못한 탓이라는 이야기로도 들릴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이 맞고 있는 경제적 호황이 고어에게 그다지 도움이 못되는 진짜 이유는 그게 아니다. 그 설명은 더 간단하다. 상당수 미국인들이 심각한 경제불황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희미한 기억을 하고 있고 젊은 유권자들은 불황이라는 것을 전혀 겪어본 경험도 없어서다. 말하자면 경기호황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 현직에게 경제적 성공의 공이 안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1950년부터 1982년 동안 미국의 경기 사이클은 평균 4.2년을 기록했다. 3년여간의 성장기를 뒤따라 1년간의 불황기가 오는 사이클이었다. 이 기간 호경기 사이클이 가장 길었던 시기는 1961년에서 1969년으로 월남전 특수가 장기 호황을 이끌었었다. 이 30년 기간에 유권자들은 불경기 시절을 생생히 기억하면서 대통령 선거에 임했었다.

지난 18년은 달랐다. 미국은 1991년의 짧은 불황기를 제외하고 근 20년 가까이동안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해 왔다. 80년대 초 9.6%의 실업률을 기록한 불경기 때 성년이 된 유권자들은 40세가 됐다. 오늘날 대학생들은 불황이라는 것은 할아버지 시대에나 있었던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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