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존심 상하는 국회의원 간담회

2000-11-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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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 자존심을 해치는 한국 국회의원 간담회장이 또 빈축을 샀다. 사회자가 참석한 인사들에게 일일이 소개를 시켜주는 것은 예의상 이해할 수 있으나 젊은 여자 국회의원에게 나이든 분들까지 “인사드리라”는 식 강요성 유도는 지나쳤다는 여론이 분분하다.

한인사회가 한국과의 유대성-귀속성에서 국회의원과의 간담회는 바람직하나 사회자가 국회의원을 의식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추태는 모양새부터 좋지 않다.

계절마다 찾아와 언론 플레이를 하고 돌아가는 그들에게 밥값까지 내고 들러리 격으로 한인사회 인사들을 불러놓고 사회자가 “국회의원님에게 인사 드리자”면서 이 곳 한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면 곤란하다.


지난 20년간 지켜본 이같은 간담회는 우리 한인사회에 큰 보탬이 없다. 오래 전 한 인사는 “내가 서울에 가서 미국에 왔다 만난 국회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전화응답도 없더라”고 볼멘 소리를 한 적이 있었다.

서울서 온 의원들을 만나 상호 정보교환 등이 필요는 하지만 일부 정치 지망자들이 자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재미 한인들을 들러리로 이용하는 시간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제 미주 한인사회도 성장할 만큼 했다. 한국 국회의원이건 미국 국회의원이건 간에 그들에게 지나친 접대는 고려해야 한다. 특히 “참석자는 일어서서 고개를 숙이고 꾸벅 절을 하라”는 식의 사회자가 있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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