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버려야할 풍습과 지켜야할 전통

2000-10-3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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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옥<작가>

할로윈은 2500년가량 전에 태양신을 숭상하는 아일랜드의 겔트족의 풍습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그 혼령이 한해동안 동물에 머물렀다가 저 세상으로 떠난다는 미신에 따른 것이다. 밤이 되면 방안을 어둡게하여 귀신이 들어 오지 못하게 하거나, 동네 어귀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사람들이 모이는데 그중에 악귀가 씌운 것 같은 사람을 골라태워 죽인다는 악습을 답습한 행사인 것이다.

그러던 것이 1840년대에 극심한 흉년이 들자, 아일랜드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되고, 그 풍습도 함께 묻어 들어 왔다. 좋은 것은 그리 쉽게 퍼지지 않지만 별로 흉내 내어서는 안될 것은 순식간에, 또 평상시에는 기피하던 해골이라든가 마귀의 형상을 얼굴에 그리거나 탈을 만들어 쓰는 것이 흥미로워 앞 다투어 가장을 하여 거리를 다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냉정히 이런 풍습이 아이들의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롤 살펴보아야 하겠다. 결코 좋은 결과는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우리 한민족의 아름다운 풍습, 오랜 옛날부터 전해 내려 오는 전통적인 것, 말하자면 설날 색동 옷을 입고 일가 어른들에게 세배 다니던 일, 한가윗날 때때옷으로 갈아 입고 황금빛 들판을 누빈 뒤, 산기슭으로 몰려가 방금 떨어진 새 밤알을 줏어 먹던 그 추억을 되살려, 송편이나마 빚어 먹는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어떨까. 이런 좋은 전통은 잊지 말거나 되살려야 할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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