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시는 초당적 지도력 가진 인물

2000-10-3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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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대선 D-7

▶ 시카고 트리뷴

지난 6년간 미국과 워싱턴 DC는 딴 길을 걸어 왔다. 미국인들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미국 경제는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반면 워싱턴은 정쟁으로 날을 지새왔다. 이제는 앞으로 나갈 때다. 미국은 이제 새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어갈 새 대통령을 선출할 시점에 와 있다. 초당적인 지도력을 통해 실제로 결과를 이뤄낼 기회가 온 것이다. 그같은 일을 해낼 적임자는 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조지 W. 부시다. 트리뷴지는 부시를 지지한다.

그가 직무를 수행해 갈 만한 능력이 있는 지부터 살펴보자. 국민 대다수는 부시가 괜찮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 그의 능력을 신뢰할 수 있는 근거는 두가지다. 첫째는 그의 텍사스 주지사 경력이다. 텍사스 주민들은 94년 민주당 주지사를 쫓아내고 그를 선출했으며 98년에는 68%라는 압도적 표로 그를 재선했다. 부시는 민주·공화 양당지도자와 협력하며 업적을 쌓는 수완을 보여줬으며 민주당 텃밭인 소수계와도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보였다. 그는 업무기간에 웰페어와 법률 개혁을 이뤘으며 텍사스 경제를 살렸다. 또 교육기준을 강화하고 지방정부에 교육 행정권한을 넘김으로써 교육수준을 현저히 향상시켰다.

그의 능력에 신뢰를 둘 만한 또 하나 요소는 그가 정치판에서 가장 힘든 작업인 대통령 선거 캠페인을 훌륭히 치러냈다는 점이다. 공화당 전당대회 지명수락 연설에서 그는 온정적 보수주의라는 그의 철학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통령 후보 토론에서도 고어와는 달리 정책의 세세함을 열거하지는 않았으나 국내 및 외교 정책의 현안을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줬다. 부시가 밝힌 차기 행정부의 모습은 작은 정부와 낮은 세금, 기업의 자유와 개인의 책임을 강조한 공화당의 원칙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94년 공화당이 보여줬던 것 같이 극단적인 것은 아니다.


양 후보의 주요 정책을 비교해 보면 부시쪽이 더 창조적인 해결책을 담고 있다. 부시는 실패한 학교를 고어보다 더 강력히 추궁할 것이며 교육 개혁이 밑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고어는 실패한 메디케어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려 하지만 부시는 경쟁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 하고 있다. 양후보 모두 감세를 내걸고 있지만 부시쪽이 모든 납세자에게 혜택을 돌려주려 하는 반면 고어는 고어가 보기에 자격이 있는 소수에게만 혜택을 주려 하고 있다.

고어는 지난 24년 동안 연방하원과 상원, 부통령직에 있으면서 많은 업적을 쌓았다. 그는 10년 이미 민주당 지도자협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며 민주당을 중도노선으로 이끄는데 앞장섰다. 그러나 올해 캠페인에서는 리버럴 파퓰리스트로 변신, 모든 문제를 연방정부 돈을 쏟아븟는 것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 더 이상한 것은 비판의 여지가 많은 부시의 사형제도나 총기단속, 낙태에 관한 입장에 대해 그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 지지도가 비슷한 여러 주에서 이같은 이슈가 자기한테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듯 하다. 그러면서 투사인양 하는 게 우습다.

대통령은 의회와 주지사등 자신과 의견이 다른 수많은 정치인과 상대해야 한다. 이번 캠페인을 지켜보면 고어는 남의 말을 듣기보다는 훈계하려 들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고어는 클린턴과 달리 사생활은 깨끗한 편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인터넷을 발명했다고 떠벌이는 등 자기 업적을 과장하는 버릇이 있다. 미국민은 더 이상 거짓말하는 백악관 주인을 원하지 않는다. 정직하며 초당적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도자는 바로 부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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