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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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머니문제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2000-10-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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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LA다운타운 의류업계의 관심이 온통 집중됐던 키머니소송이 23일로 예정된 재판을 앞두고 한인의류업자측 기권승으로 일단락됐다. 한인의류협회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키머니 소송을 제기한 블루에이지사와 이레사등 두 한인업체들이 키머니 요구를 철회하겠다는 건물주측 조건을 받아들여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키머니는 리스계약 신규체결이나 연장을 조건으로 건물주가 입주상인에게 요구하는 웃돈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하에서 키머니를 요구하는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장사가 조금 될듯하면 뒤따르는 키머니 요구관행은 규모가 작은 한인의류업자들에게 있어서 큰 부담이 돼왔다. 그런 점에서 두 한인업체가 과도한 키머니를 요구하는 건물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을 때 많은 한인의류업체들이 성원을 보냈으며 의류협회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었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키머니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으로 낙관할 수는 없다. 물론 건물주측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서 소송을 제기한 한인업주들이 건물주측으로부터 키머니를 받지 않겠다는 양보를 받아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 그렇지만 키머니 자체에 대한 불법화 판결이 내려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제2, 제3의 키머니사태가 발생할 소지는 남아있다. 그동안 자신에대한 지지호소를 위해 한인커뮤니티를 찾았던 일부 정치인들이 키머니 불법화 법안을 주의회에 상정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통과는 물론 상정자체도 미지수다.


LA다운타운 의류상가에서 키머니문제가 불거진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항상 경기가 좋아지면 입주희망자들은 줄을서게 되고 그에 비례해 키머니를 요구하는 건물주가 는다. 반대로 경기가 나빠져 입주희망자가 줄면 키머니 요구는 자연 수그러든다. 이번에 건물주측이 합의를 하자고 나선 것도 따지고보면 현재 다운타운 의류상가의 경기가 썩 좋지 않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다운타운 의류경기가 좋아질 경우 키머니 요구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과거 타인종 건물주들의 키머니 횡포를 견딜 수 없다고 빠져나온 한인들끼리 새로지어 분양한 샌피드로 마트에서조차 키머니가 오가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업계에서는 이번 키머니 소송을 계기로 한인들부터 자성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다른 한인이 성업을 이루고 있는 장소를 웃돈을 얹어줄테니 자신에게 임대해 달라고 부탁하는등 그릇된 비즈니스 행태를 버려야만 키머니 횡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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