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천장 3일, 바닥 100일’

2000-10-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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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존스지수 10,000선 붕괴

▶ 박노형<대한증권 부사장>

주식시장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한 다우존스 산업지수의 심리적 저지선인 10,000포인트가 붕괴되었다. 또한 첨단 정보/통신/인터넷 관련주의 나스닥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장중 3,000선 까지 위협받고 있다. 따라서 기존에 가입한 IRA, 401K 등의 뮤추얼 펀드에 간접 투자한 그리고 하이텍 관련주에 직접 투자한 투자가들의 재산상의 손실이 예견된다.

지난 4월 이후 주식시장이 하락세에 있다. 기본적인 요인으로는 금리 인상, 원유가의 인상, 그리고 유로화 가치의 하락으로 크게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주가와 금리는 상극관계를 이루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여지없이 하락한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함으로써 기업의 금융비용이 증가하여 영업실적이 감소되면서 주가는 하락한다.

둘째, 원유의 가격이 공급량의 부족과 수요량의 증가, OPEC 회원국간의 이해상충, 판매권을 장악한 다국적 기업인 미국 정유회사들의 이해일치, 그리고 국제 선물시장에서 원유 투기꾼들의 가세 등으로 1배럴당 37달러까지 급등하였다. 원·부자재의 상승은 기업의 상품비용 부담을 증가시켜 영업이익을 감소시킴으로써 주가는 하락한다.


셋째, 미국의 대표적 다국적기업인 맥도널드, 인텔, 이스트만 코닥사 등이 영업실적이 둔화될 것이라고 사전 발표하였다. 공통적으로 특이한 점은 유로화의 약세를 들고 있다. 환차손이 발생하여 기업의 수익이 감소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면 향후 주식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주식시장은 순환하는 것을 가정하며 속성으로 한다. 주가가 일정기간 상승하면 하락이 예상되고 하락이 지속되면 조만간 상승이 예견된다. 따라서 지난 6개월 주식시장의 하락은 99년 10월부터 2월까지의 이상 급등에 대한 반작용, 즉 하락·조정국면이라고 이해하고 싶고 더 나아가 향후 상승을 위한 불가피한 조정·상승국면으로 보고 싶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금리의 인상으로 주가가 하락하였다고 한다. 부정하지 않는다. 여섯번의 금리 1.5% 인상은 네번의 1.0% 금리인하 후 나온 조치인데 현재 거래되고 있는 30년 만기 채권 기준으로 볼 때 3년 전의 시장 실세 금리와의 차이는 별로 크지 않다. 또한, 향후 금리의 추가인상은 희박해 보이며 더 나아가 월가에서는 금리 인하론까지 서서히 대두되고 있다. 둘째, 주가의 하락을 원유가의 급등에서 찾고 있는데 이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는 일시적인 변수로 보고 싶다. 셋째, 유로화의 약세를 들고 있는데 이는 2년전 동남 아시아 국가들이 소위 IMF 체제 이후 자국 화폐의 하락으로 다국적 기업들이 환차손을 경험한 것과 유사하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볼 때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인 중의 하나는 "달러화의 강세가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클린턴 행정부는 출범 이후 강한 달러를 최우선 정책으로 채택하였는데 이는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해소하고 국내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하여 세계를 떠돌고 있는 유동성 자금을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으로 이해된다. 현재도 강한 달러화의 기조를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바 국내 경기의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향후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견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지난 5년간 같은 다우산업 평균지수/나스닥 종합지수의 상승률은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주식투자 속담 중 "천장 3일, 바닥 100일"이라는 말이 있다. 고통스러운 기간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자주 사용한다. 과거는 현재를 낳고 현재는 미래를 잉태한다고. 주식시장의 하락은 과거 주식시장의 이상 급등으로 인하여 현재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상승을 위한 힘의 축적기간으로 이해하고 싶다.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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