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콩나물교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2000-09-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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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길었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2000~2001학년이 시작됐다. 그러나 LA통합교육구의 경우 새학기를 맞아 기대에 부풀어야만할 학생·학부모의 마음이 각급학교 교실부족 사태의 심화로 인해 착잡하기만 하다.

올 LA통합교육구 등록 학생수는 72만3,230명으로 사상최고가 될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학년인 1999~2000학년도에 비해 1.6%, 1만2,000명이 늘어난 수치다. 교육구측은 교사신축등 증가학생을 수용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채 연중수업제 확대, 버싱등 기존의 미봉책만을 되풀이 하여 내놓고 있다.

이에따라 샌퍼낸도밸리의 노스헐리웃하이스쿨이 이번학기부터 새로 연중수업제를 채택하게 돼 LA교육구내 연중수업 고등학교는 모두 18개교로 늘어났다. 이번 학년 버싱을 하게되는 학생은 전체학생의 30%가 넘는 2만3000명에 이른다. 이들 버싱학생의 대부분은 집 가까운 곳에 학교를 두고도 학생수가 넘치는 탓에 멀리 떨어진 학교로 원하지 않는 강제통학을 하게된 것이다. 장거리 버스통학을 하는 학생들의 경우 이른시간에 일어나야 하고 비좁은 스쿨버스에서 장시간 트래픽에 시달리게 됨으로써 성장기 신체 발육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교육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LA통합교육구 교실부족 현상이 조기에 해결될 전망은 없다. LA통합교육구 학생수의 증가율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LA통합교육구는 오는 2004~2005학년에는 등록학생수가 74만8,982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년전인 지난 1994~1995학년과 비교할 때 11만여명이 늘어나는 셈인데 같은기간 교사신축은 6만5,000여명분에 그치고 있어 2004~2005학년에는 최소한 1만5,000명의 학생이 공부할 교실을 갖지 못하게 된다.

지난 7월 새로 취임한 LA통합교육구 로이 로머 교육감은 콩나물교실 해소가 자신의 가장 중요한 목표중 하나라고 강조한바 있으나 현재 추진중인 LA통합교육구의 11개 소교육구 분할계획을 비롯, 교사노조와의 계약갱신, 새독해력 향상 프로그램 실시등 산적한 난제들로 인해 이문제 해결에 전력투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교실부족 사태는 더 이상 해결을 미룰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올 고등학교 신입생인 9학년 학생들부터는 고교졸업자격 시험을 치러야 하게 됐다는 점에서 콩나물시루 교실에서 공부하는 자녀들을 지켜보는 학부모의 마음은 무겁다. 로머교육감은 주정부,연방정부의 지원을 적극 구해서 LA통합교육구 교실부족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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