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을 거부하는 오지로의 탐험여행이 새로운 해외여행 장르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인사회에도 티벳, 탄자니아등 인간의 발길이 흔치 않은 미지의 세계로 찾아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물론 20∼30대 젊은 배낭족들의 오지여행도 급증하고 있지만 옛날 같으면 노인 소리를 듣는 60대 한인들도 덜컹거리는 지프에 몸을 싣고 황량한 고원을 수백마일을 횡단하고 모닥불 옆 침낭에 누워 밤을 지새는 힘든 오지여행을 해 낸다.
벤추라 카마리요에서 세탁업에 종사하는 선우중옥(60)씨는 지난달 가족들과 티벳의 오지 탐험을 마쳤다. 4주일에 걸쳐 평균고도 1만6,000피트라는 티벳을 가로지르며 오랜 쇄국정책으로 문명에 훼손 당하지 않은 지구촌의 마지막 미답지를 답사했다. 아내 영선씨와 두 딸이 함께 참가한 이번 여행에서 선우씨는 "우리 민족과 같은 몽골리안 피가 흐르는 티벳인들의 순박한 토속문화와 철저히 숨겨진 자연을 접하고 왔다. 경비 마련과 시간을 내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가족들과 힘든 여행을 하면서 너무나 많은 것들을 느끼고 체험했다"고 전한다.
밸리에서 가축병원을 열고 있는 김영(59)씨는 지난주 부인과 아프리카의 최고봉 킬로만자로를 성공적으로 등반하고 돌아왔다. 김씨 부부는 고소 증상에 시달려 곧 쓰러질 것 같은 상태에서 필사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칠레의 파타고니아와 알프스의 웅드라우 등의 등반에 성공했으며 미국본토 최고봉인 위트니의 당일 등반에도 성공한 김씨는 "모든 등반을 아내와 같이 하고 있다. 이번 킬로만자로 원정을 위해 집인근 언덕을 30파운드의 장비를 매고 4개월동안 매일 오르내렸다"고 말했다.
전문 산악인도 아니면서 나이를 잊고 웅장하고 위험한 자연을 체험하기 위해 오지 탐험여행에 뛰어드는 이들을 보면 부러움과 존경심이 절로 생긴다. 만만치 않은 여행경비와 시간마련도 부럽지만 일상을 과감하게 떠나볼 수 있는 그들의 인생에 대한 강한 자신감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