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 전화회사의 서비스

2000-08-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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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 이해광 <경제부차장>

타운 직장에 근무하는 30대 한인 황모씨는 한동안 셀룰러폰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집으로 날아온 메일오퍼를 보고 구입한 아날로그 셀룰러폰이 채 두 달도 못돼 고장이 난 것. 무료 전화기에 한달 25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플랜에 혹해 구입했지만 오히려 골칫거리가 됐다.

황씨는 우선 고지서에 나오는 장거리 전화회사 고객 서비스에 전화를 했다. 하지만 기다리라는 소리만 들린 채 50여분이 지나도 담당자는 나오지 않았다. 똑같은 상황을 반복하기를 1주일. 어느 때는 직장에서 전화를 계속 들고 있기 민망해 퇴근하자마자 헤드셋을 착용한 채 통화를 시도했지만 1시간을 기다린 끝에 나온다는 소리가 오늘 서비스가 종료됐다는 멘트뿐이었다.


하는 수 없이 타운에 있는 이 회사의 취급점을 찾아다녔지만 전화사와 직접 거래를 한 것이어서 에이전트가 따로 서비스를 해 줄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마음 같아서야 당장에 해약하고 싶었지만 조기 해약시 200달러의 페널티를 물어야 된다는 계약조건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황씨는 최근에야 1시간20분을 기다린 끝에 어렵게 통화에 성공(?)했지만 수리에 8주 이상이 소요된다는 회사측의 답변을 듣고 하는 수 없이 그 전화사로부터 130여달러를 주고 전화기를 새로 구입하게 됐다.

황씨는 "평소 그 장거리 전화사에 대한 신뢰감이 있어 자신 있게 셀룰러폰을 구입했는데 어떻게 서비스가 이 정도냐"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타운내 이 회사 셀룰러폰 취급업소들은 "이 회사는 셀룰러폰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돼 다른 회사에 비해 서비스에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전화기를 구입한 경우 서비스 받기가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러 셀룰러폰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메일오퍼를 각 가정에 보내고 있다. 셀룰러폰에 대해 잘 모르는 한인이라면 무턱대고 구입할 것이 아니라 전문업소를 통해 계약조건은 어떠하며 서비스는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고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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