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사회 우롱하는 노인회장

2000-08-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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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광장

▶ 이재수 (가주 한인 정신건강 후원회 회장)

사람이 나이가 들면 판단이 흐리고 기억력도 감퇴되며 정신적인 육체적인 면에서 젊은 사람들과 판이하게 차이가 난다. LA 한인 노인회관 경매건에 대해서 정의식 회장은 너무나 무능하고 태만하며 한인사회를 우롱했다.

부동산법에 보면 재산세 체납이 5년을 경과하면 경매처리 된다. LA카운티에서 너무나 오래 유예해 주었다. 96년 8월, 97년 8월 두 차례나 세무당국으로 부터 회관을 매각할 수 있다는 노티스를 보냈으며 수퍼바이저 위원회에서 몇 년간 체납액을 유보해주며 사정을 하다시피 지불을 못하면 면세혜택 신청을 하라고 권고까지 하였다고 한다.

5월초에는 6월 26일 회관이 경매에 임할 것이라는 최후 통고를 받았음에도 뜯어보지도 않아 전혀 몰랐다며 영어와 세무행정이 어두워 실수했지만 공공건물 경매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발뺌을 했다. 재산세도 빠짐없이 납부했는데, 그리고 탈세나 부정을 행한 일도 없는데 경매처분된 것은 억울하다고 궤변을 하는 것은 기가 찬 일이다. 그리고 노인회관인 줄 뻔히 알면서도 회관을 매입한 사람에게도 섭섭한 생각이 든다고 하였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이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몰라서 못했을까? 태만해서 못했을까? 개인 소유여서 못했을까? 독자의 소리를 들어보면 이 회관 처리 문제에 있어서 모든 일을 비밀에 부치고 개인 소유화를 기도해 온 것이 이번 경매사건으로 들통이 났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고 하면 정말 묵과할 수가 없다.

커뮤니티에서 마련해준 재산을 무지와 무능과 태만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게해 비판의 소리가 들끓고 있는데도 퇴진 및 변상책임의 언급이 없으니 대단한 배짱이다. 물론 정회장은 그동안 공적도 많았겠지만 금번 회관 경매사건으로 돌이킬 수 없는 한계가 드러났다.

과거 남가주 한국학교 이사진, SAT II 한글 교육재단, 4.29 폭동 교육장학재단등이 비리 및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퇴진했으며 그 결과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본인의 능력과 한계를 깨닫고 재산상 손실의 책임을 지고 용퇴를 하는 것이 아랫사람들로 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연일 노인회관 관리부실에 대한 언론보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반응이 없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큰 과오를 묵과하고 어른들이 관여한 단체이니 덮어두고 넘어간다면 앞으로 어느 단체의 비리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커뮤니티에서 대처할까? 그동안의 재정적인 감사를 철저히 수행해서 문제점을 한인사회에 밝혀야 하며 이 과정이 여의치 않을 때는 관계기관에 의뢰해서 사유재산으로 되어 있는지 여부를 꼭 규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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