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해하면서 통일에 이바지하자

2000-08-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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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길남, 민족통신 편집인

미주 한국일보 8월16일자 독자란에는 ‘반쪽 8.15행사는 반대한다’는 6.25참전 동지회의 김봉건 회장의 글을 읽었다. 이 분의 글 제목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8.15가 반쪽 행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분의 글 내용은 제목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나는 이번 8.15행사를 LA 한인회 관계자들을 비롯하여 한인사회의 많은 단체 지도자들과 함께 숙의하며 공동행사를 준비하였던 사람중 한 사람으로서 이 분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1. “사회 일각에서 환상적인 통일관과 무분별한 언동으로 안보태세 이완과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친북 세력들에게 경고와 단호한 대응을 결의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분은 아마 통일 운동단체들은 친북세력이라고 자의적으로 지칭한 것 같다. 이곳 통일운동단체 회원들의 통일관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남과 북이 다른 나라가 아니라 하나의 조국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다. 다시 말하면 김구 선생이나 장준하 선생이 가졌던 통일관이 바로 이들 통일운동단체 성원들의 조국관이다.

2. 한인회가 재야 통일단체들을 포함하여 46개 일반 단체들과 함께 8.15행사를 진행한 것에 대한 유감의 표시로써 “화합 협력이란 가면을 쓰고 친북세력들과 편승 동조하여 8.15행사를 퇴색 내지 오염시키려 하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사실은 너무나 다르다. 이번의 이곳 8.15행사는 6.15 남북 공동선언의 정신에 입각하여 올 8.15 행사를 민족대단결의 차원에서 재야와 한인 단체들이 공동으로 하자는데 합의하여 이뤄진 그야말로 분단이후 미주 동포사회에서 개최된 역사적이고 뜻깊은 행사로 이뤄진 빛나는 미주 이민사의 한장을 장식한 것이다.


3. 이분은 또 “8.15 경축행사를 퇴색(예로 태극기를 달지 않고) 또한 오염시키려는 여하한 단체나 개인도 용납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말은 아마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태극기와 함께 남북의 화해협력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남북 탁구단일팀에 사용했던 남북 단일기(흰바탕에 지도를 그린 깃발)를 같이 부착하자는 재야단체들의 요구에 대한 오해로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준비위원회에서 태극기를 부착하지 말자는 얘기는 일체 거론된 적이 없었다.

우리 미주 동포들은 이제 더 이상 사상이나 이념의 차이점을 내세워 냉전의 시대를 고집하지 말고 서로의 차이점을 존중해 주는 기초 위에서 상호협력하고 화해하면서 평화적 통일의 새 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우리들도 함께 노력할 시기가 아닌가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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