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인회관, 왜 면세신청 안했을까

2000-08-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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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소리

▶ 백춘학 (전 한국노인회 부회장 백춘학)

대부분의 교민들은 한국 노인회 회관 주인이 한국 노인회로 알고 있다. 이렇게 아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그것이 교묘하게 위장된 정의식 개인 소유라는 것을 필자가 발견한 것은 정의식씨 비리 문제로 정씨와 필자가 격하게 다투고 있던 1992년경이다.

회관 건물에 대한 설명을 좀더 자세히 하면 이렇다. 1988년 2월 3일 캘리포니아 주정부 중소기업국으로부터의 수의 계약으로 구 노인회관 건물을 23만5,000달러에 한국 노인회 (Korean Senior Citizens Asso. Inc.)가 매입한 후, 곧바로 Korean Senior Citizens Community Asso. 이라는 알송달송한 단체 명의로 이전하면서 권리 포기를 했다. 한국 노인회와 새 명칭 사이에는 Community 가 살짝 끼어 있을뿐 얼른 구별하기가 힘들어 눈치 챈 사람이 거의 없었다.

정씨는 무엇때문에 실체도 없는 가공단체 이름으로 재산이동을 했는지 의문은 커지기만 한다. 백보를 양보해서 새이름의 단체가 필요했다면 그 이름으로 비영리 법인을 조직하고 공식화했어야 했다. 정씨는 무슨 꿍꿍이 속인지 모든 일을 비밀에 부치고 은연중에 개인 소유화를 기도해온 것이 이번 일로 들통이 나고 말았다. 언론이나 교민들은 정씨가 면세신청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난의 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개인 재산에 면세라니 알고보면 실소를 금할수 없다.

정의식씨는 15년간 한국노인회 회장으로 있으면서 조삼모사식 궤변으로 한인 커뮤니티를 휘어잡어 왔으며 한인회 회장을 떼었다 붙였다하는 킹메이커로 행세해 왔으나 회관 경매사건 발생으로 이제는 오도가도 못할 궁지에 빠져들어가고 있다. 권불10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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