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8.15기념행사 시끌시끌

2000-08-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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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선언후 처음맞는 광복절

▶ 한인회와 평통 각각 따로 행사

8.15 광복 50주년 기념행사를 놓고 LA 한인회와 평통이 주최권 다툼을 벌이는가 하면 재야 단체 참여로 재향군인회등 우익단체가 반발하는등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양성철 주미대사등 일부 관계자들은 어느 단체 주최 행사에 가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중이라는 것이다. 이번 행사를 둘러 싼 각계 반응을 들어 본다.

평통은 빠지라는 것은 어불성설
최계옥 (평통 미서부지회 회장)


8.15 기념행사는 과거 각 단체에서 산발적으로 해오던 것을 10년 전부터 평통에서 주관하여 우정의 종각에서 치르고 있다. LA한인회는 이 행사에 공동주관으로 참여했다가 한때 표류할 때는 빠지기도 했었다. LA총영사관이나 우정의 종각이 있는 샌피드로시 시장, 상의 회장등 관계자들이 함께 해왔고 그리고 한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다. 특히 노인들이 열심히 참석해 주었다.

이번 행사는 지난번 6.15선언 이후 조성되고 있는 남북 화합 무드에 발맞춰 모든 단체가 함께 하는 화합의 행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각 단체들과 조심스럽게 접촉을 가져오던 중 한인회에서 자신들이 한인사회 대표기구이기 때문에 행사를 주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우리 평통은 정부기구니까 빠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8.15는 유치원 어린이에서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기념할 수 있는 날이라고 본다. 구태여 우리가 해오던 행사를 중단할 이유는 없기 때문에 해오던 대로 치르기로 했다. 평통에서는 전에도 소위 친북단체들과 공동으로 8.15기념행사 개최를 추진한 적이 있으나 그 당시는 여건이 성숙되지 못해 실패로 돌아갔었다.

이번 행사에는 색깔과 이념을 초월해 많은 한인들이 참가해 주기를 바라며 참가자는 누구가 됐든 환영한다.

한인회가 따로 행사하는 것은 곤란
서선덕 (재미 이북도민회 연합회장)

8.15행사는 지금까지 광복회, 평통, 한인회 공동 주관으로 모든 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열려 왔다. 이번에도 그렇게 열리는 것으로 알았는데 갑자기 한인회가 별도로 하겠다고 나섰다. 별도로 하는 이유는 친북단체를 초청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6.15선언 이후 화합을 도모한다는 것은 좋다. 그러나 종전방식 대로 행사를 개최하고 친북단체들이 여기에 동참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한인회만 따로 나가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이는 화합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분열을 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차례 공이 오고 갔는데 좋은 결과를 보지 못했다. 한인회측은 함께 행사를 할테니 친북단체를 공동 주관자에 포함시키라고 요구했다.

8.15기념식은 우리 선열들이 피를 흘려 쟁취한 독립을 기념하는 성스런 행사다. 50여년전 서울 운동장과 남산공원으로 갈라져서 치렀던 기억을 되살리자는 것인가. 친북단체들을 일단 행사에 참가시키고 나서 한가지씩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순리다.

그리고 지나친 해빙에 대한 기대는 시기상조라고 본다. 북한의 구조적 변화 없이는 낙관할 수 없는 일이다. 종전대로 행사를 치르지 않으면 한인회도 규탄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모든 동포 포용하는 광복절 행사돼야
허상길 (LA 한인회 사무국장)

올해 광복절 행사는 해방된지 50년만에 LA에서 한인회와 재야단체등이 공동으로 개최하게 돼 더욱 뜻이 깊다. 이번 행사에는 조국통일 범민족연합, 재미동포연합 서부연합회와 같이 과거 한인사회와 거리가 있던 단체뿐만 아니라 불교, 기독교등 종교단체와 사회 여성단체등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44개 단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평통측이 아직 동참의사를 밝히지 않았으나 현재 이왕이면 같이 하는 쪽으로 협상이 진행중이어서 최종결과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재향군인회, 6.25참전동지회등 일부 단체가 재야단체를 포함시킨데 반발하고 있지만 남북화해 무드에 발맞춰 해외에서도 민족화합차원에서 모두를 포용하는 행사가 돼야 한다고 본다. 한국에서도 광복절 행사에 좌익단체도 참여하려 했으나 시간관계로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도 행사 참여 문호는 모든 단체를 향해 활짝 열려 있다.

친북·반북 대립은 구시대적 발상
현준기 (재미동포 연합 서부 연합회 회장)

지난 6월 15일 남북 정상이 만나 한반도의 통일을 평화적으로 추구하기로 합의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한국에서도 이처럼 남북화해의 기운이 무르익고 있는데 해외에 나와 사는 한인들이 힘을 합쳐 공동으로 광복 50주년 행사를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본다.

정작 한반도에서 남북한 정상이 악수를 하는데 LA에서 친북한이 어디 있고 친남한이 어디 있는가. 일부 단체에서 광복절 행사를 범교포적으로 하는데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대세에 역행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에서도 해외 한인들이 공동으로 광복절 행사를 치르기를 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광복절 남북 이산가족 상봉 리스트에 미주 한인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지만 이 문제는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수 있으리라 본다. 재미동포연합은 미주 한인들의 북한에 있는 가족과의 상봉과 경제교류등을 위해 힘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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