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생시설 엉망인 기도원

2000-08-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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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편지

▶ K. 최<헌팅턴 비치>

우리 교회에서는 지난 7월 남가주 한 기도원에서 전교인 여름 수련회를 가졌다. 각 교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1박2일이나 2박3일 예정으로 다녀가는 곳인데 너무 불결해서 마음이 어두웠다.

이민생활의 긴장과 도시 소음에서 잠시라도 풀려나 자연 속에서 몸도, 마음도 안식파 기쁨을 찾고자 간 그 곳 환경이 너무 역겨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부엌시설이 너무나 허술했는데 간이부엌에 캐비닛이나 선반도 없이 모두 땅에 놓고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예배실 옆에 묵는 사람들이 쓸 수 있도록 해놓은 부엌에는 밤새 쥐들이 부엌 캐비닛 속을 들락거려 바로 붙은 방에 자리잡은 우리는 쥐가 머리에 달려들 것만 같아 한숨도 못 잤다.

각 방의 샤워실은 얼마나 더러운지 사용금지 표시가 붙은 곳도 있고 딴 곳에도 목욕 커튼은 다 떨어지고, 물 나가는데는 머리카락이 꽉 막히고, 타일이 떨어지고, 도저히 샤워를 할 수 없이 더럽고 냄새가 났다.

우리보고 쓰라고 한 냉장고는 먼저 사람들이 쓰다 놓고 간 음식물이 썩어 바닥에 흘렀다. 어린 자녀들이 이 다음에 행여 한국사람 수양회란 쥐 나오고 불결한 곳으로 기억될까 염려스러웠다. 이런 기도원은 시 당국에서 위생검사도 안하는 건지. 이제 우리도 마음놓고 아이들을 데리고 수양회에 가서 삶의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도록 환경부터 청결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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