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9일자 오피니언 초대석에 실린 손호철 교수의‘내 의견은 이렇습니다- 미국시대 지나고 동아시아시대 온다’에 대한 독후감이다. 내 의견은 이렇다.
첫째는 미국의 경제 불황을 예언하는데, 한가지 손 교수가 이해 못하고 있는 것은 미국 사회의 유동적 성질이다. 미국 경제의 불황을 단순히 재무 위기로 측정한다는 것은 미국의 일차 산업을 무시한 가정이다. 미국의 실력은 부의 창출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수년 전까지 없던 사업체(부의 창출체)가 미국에서는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미국의 이 유동성은 ‘재생’ 성질이다. 형편에 따라서‘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둘째, 한 걸음 더 나가서 미국의 강점은 ‘도의력(moral prerogative)’이다. 일본같이 ‘남에게 신세 안진다’라는 사회보다 미국은 ‘국민으로서의 의무만은 충실히 이행한다.’라는 사회적 도의성이 뚜렷하다. 우리 자신이 우리의 법을 만드니까.
세째, 또 한가지 유의하여야 할 미국의 강점은 선진국적인 ‘합리성(reasonableness)’이다.
‘미국이 쇠약해지고 아세아가 호황하리라’는데 적어도 미국에 있는 위와 같은 여건이 아시아 지역에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한국의 부의 창출은 창의성(부의 창출)에 의거한 것이 못 된다. 남이 못하는 부의 창출이 없다는 것이다. 일본과 비슷하여 남이 벌써 하고 있는 일(예:반도체업)을 추종한다면 2등국의 형편을 어떻게 벗어 나가겠는가. 한국의 교육 여건이 그러기를 허락하지 않는다. 한국의 교육이 창의성을 가르치지 않는다.
둘째, 한국을 비롯한 동양의 도의성이 문제이다.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불투명성’을 비롯하여 부정부패가 범람하는 사회로 인구가 ‘약은 사람들’과 ‘못난 사람들’로 나누어진다는데, 그 약은 사람이 사기를 못하면‘바보’로 전환한다니, 도의적으로 살자면 ‘바보’가 아니면 ‘못난 사람’으로 살아야 된다니 아주 살기 힘든 사회이다.
그리고 한국의 도의성은 안과 바깥이 다르다는 데 이런 2중 성질로 신의를 형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씨족사회의 문화로 세계화를 논한다는 것은 의식 부족이다.
셋째, 한국의‘합리성’이 어디에 있는지 매우 염려된다. 한국의 ‘비합리성’은 한마디로 ‘한국에서는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이다. 모든 것이 ‘안 된다’라고 결정이 되니,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전한다’는 것도 ‘안 된다’는 결론인가.
한국의 현 상태로 봐서는 많은 숙제가 있다. 한국자신이 손 교수의 ‘희망’대로 되기 위해서는 대외적인 여건을 배우고 대내적인 계몽-즉, ‘씨족 사회를 벗어나는 것’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