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로공사 횡포

2000-07-25 (화)
크게 작게

▶ 김 사비나<호놀룰루>

며칠전 병원 예약시간에 맞춰 집에서 나왔다. 병원 입구에 가니 커다란 글씨로 ‘통행 차단(Closed) ‘팻말을 세워 놓고, 순경이 돌아가라고 손을 똑바로 가르키고 있었다.

나는 난감했다. 그 길은 일방통행로이고, 그 다음은 고속도로이다. 그 길로 가야지만 병원 주차장으로 갈수있고, 또한 이 병원은 도로변에 있어서 다른 곳으로는 들어 갈수가 없다. 어디다 주차하라는 표시도 없고, 어디로 가야 하나 잠시 생각을 하느라 머뭇거리니 뒷차가 빵빵하고 경적을 울렸다. 할수없이 고속도로 위를 건너서 다음 건널목까지 멀리 돌아서 다시 제자리로 갔다.

돌아오면서 보니 병원 가기 전에 교회가 있어서 “됐다” 싶어 거기로 들어가서 주차를 했다. 그렇게 병원까지 오니 30분이나 늦었다. 간호원과 의사에게 늦게 온 경위를 분개하며 항의까지 섞어서 말하니 “괜찮다” 면서 이해를 한다며 위로의 말을 하여 주었다.


우리는 이런 경우를 종종 당한다. 갑자기 팻말에 통행차단이라고 써 놓고 길을 막아서 보면 두어 사람이 왔다 갔다 하고 있는 경우들이 있다. 그 많은 차량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우리 집 부근 도로 공사를 할 때는 불편을 주니 양해하라고 주민에게 한달 전에 싸인을 받아 갔다. 그리고 팻말은 일주일 전부터 갖다 놓았다.
물론 도로도 고쳐야 하지만, 시민의 불편함을 감안해서 어디로 가라고 하는 임시 주차 표시라도 한다면 좋은 하루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은 나만이 아니고 그 병원에 오는 사람은 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하는 도로상의 횡포는 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싶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