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공회의소 다시 태어나야 한다

2000-07-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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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LA한인 상공회의소를 두고 요즈음 여러가지 소리가 들린다. 한마디로 상의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단체인지 모르겠다는 소리다.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많다.

상공회의소를 둘러싼 이같은 지적은 사실상 오래전부터 있어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상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더 확산되고 있다. 상공회의소 자체 이사수가 대폭 감소되고 회원수도 절반 정도 줄어들었다. 거기다가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서 명실상부한 활동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같은 부정적 여론 형성은 무엇보다도 상의가 그동안 보여온 폐쇄성에서 기인하고 있다. LA 상공회의소는 타운 초창기인 1971년에 창립됐다. 이같이 오랜 역사와 함께 올해로 24대째 회장단을 배출했으나 매번 ‘돌아가면서 회장을 맞는다’ ‘그 사람이 그 사람’등의 지적을 면치 못해왔다. 해서 나온 말이 ‘라이온스 클럽 인맥이 바로 상공회의소 인맥’이라는 말이다. 한인 상공인들을 대표한다기보다는 그저 몇몇 사람의 친목단체에 불과하다고 까지 혹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상의가 그동안 추진해온 주요 사업만 해도 그렇다. 타운상징 조형물 건설, 웹 사이트 신설등을 상의는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이보다는 소비자, 일반 상공인의 입장에 보다 밀착해 구체적이고 실효성이 있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게 커뮤니티 대다수의 의견이다. 비근한 예로 크레딧 카드 결제시 10%를 더 받는 얌체 상인, 근로자 권리를 짓밟고 있는 악덕 고용주등 비즈니스 활성화에 저해가 되는 상행위 근절 및 상도덕 확립 등 대표 경제 단체인 상의가 앞장서야 할 문제가 산적했는데도 불구, 그저 밖으로 내세우기 위한 구호성 사업에나 매달리고 있는 인상이다.


이와 관련해 상의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는 모양이다. "대표성이 약하다. 한인 사회 이슈를 직능화, 전문화된 조직력으로 대처해 나가지 못하고 있다. 회의 진행 방식이 친목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입한 회원도 제대로 관리 하지못한다." 심지어 회장이 너무 많은 책임과 기능을 맡고 있다, 웹 사이트 구축도 형식뿐 내용이 없다 등의 비판도 나오고 있다.

LA 상공회의소는 얼마전 김성주 전 회장등을 24대 회장단으로 재선임했다. 연임된 상의 회장단은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같은 다짐을 이행하기 위해 새 회장단은 타운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상의에 대한 비판성 지적을 겸허히 수용,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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