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이텍 길들이기

2000-06-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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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는 가까이 하기 힘든 사람이지만 지금 처지는 딱하게 됐다. 연방정부가 자기 회사를 둘로 쪼개려 하고 있는 데다 이 사람 저 사람 모두 그가 지금껏 저지른 잘못에 대해 훈계하려 들고 있다.

게이츠는 관리들에게 머리를 조아리지도 않았고 가진 돈을 자선단체에 충분히 내놓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건 사소한 문제다. 진짜 이슈는 이제 정부의 하이텍 산업에 대한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하이텍 산업은 무풍지대였다. 일본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정부는 이 분야만은 제 갈길을 가도록 방치했을 뿐 아니라 하이텍은 담배회사나 공장처럼 유독물질을 내뿜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일본은 더 이상 경쟁상대가 아니며 대다수 미국인들은 장기호황에 취해 미국 번영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잊어버리고 있다. 지금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사들은 웃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중 누구라도 다음 정부 규제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폴 지고, 월스트릿저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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