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통일만이 해결책이다.

2000-06-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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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생각.

▶ 오인동<의사>

미주 한인들은 분단된 모국의 앞날을 한국에 살고 있는 동포들 못지 않게 깊이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외동포가 민족의 통합을 위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 나는 우리 모두가 투철한 역사인식과 냉철한 시대인식, 그리고 화합하는 민족의식에 바탕을 둔 통일철학을 기본적으로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동포가 지니고 있는 특수한 여건은 편견 없이 공정하게 남과 북을 연구하고 비교하여 판단하고 그런 토대 위에서 양쪽을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가 남과 북의 주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 가에 대해서도 직접 들을 수 있고 그 나라들의 이익을 위해 그들이 남과 북에 어떠한 정략을 쓰고 있는가를 읽을 수도 있다. 해외동포는 또한 남과 북을 여행해서 양측의 사람도 만나고 지역을 직접 살펴 볼 수도 있다. 이러한 특수한 처지가 상황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해외동포들은 남과 북을 하나의 공동체로 보는 시각이 크며 또 그럴 때에 올바른 통일 철학이 정립되고 통합된 민족이 나가야 할 길에 대한 비전이 서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통일 철학과 비전은 조국동포들에게 전파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기여할 때만 그 참된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 우리의 그런 도덕적인 통일관을 주거국의 지도자들에게 말로, 글로, 또 행동으로 설득시키는 것 또한 해외동포들의 몫이다.


오늘날 남과 북 그리고 해외의 민족성원이 겪고 있는 고난과 사회의 모든 갈등과 모순, 부정과 부패가 분단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과 북은 분단을 유지하기 위해서 또는 자기식 대로만 통일하기 위해서 정치, 사회, 문화의 기조를 자기에게만 맞추어 왔기 때문이다. 분단만 없었다면 조국의 그 좁은 땅위에 세계에 유례가 없는 200만의 군대를 유지하며, 온 강토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무기를 쌓아 놓을 필요도 없고 수백억 달러의 분단비를 낭비할 이유도 없다. 분단비용은 낭비되는 소모비용이고 통일비용은 생산적인 투자비용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통일은 물론 이런 경제적 이유 때문에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이유는 같은 민족이, 같은 형제자매가 다시 만나서 교통하며 자연스럽게 살아야 하는데 그것을 못하는 불편한 관계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동포들 간에 쌓인 인간적인 정과 분단의 한을 풀어주어야 만 남과 북이 안고 있는 이 어쩔 수 없는 부담감을 청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제와 위정자는 변하지만 그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민족은 영원하다는 인간적인 동포애의 철학이 남북의 민족성원에게 그리고 특히 위정자들에게 깃들여야 한다. 어떠한 분단도 통일보다 나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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