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울지마!” “그럼 너는 왜 울어?” “나는 아프니까 울지.” 용하다는 말은 엄마의 지푸라기가 되었다. 하얀 모시저고리에 날아갈 듯한 깡통치마를 입은 엄마는 딸을 업고 침을…
[2023-12-01]올 한해 남겨진 마지막 잎새가 늦가을 찬바람에 떤다. 춥고 음산한 계절이다. 반면 사랑과 나눔이 있는 따뜻한 계절이기도 하다. 멀리 흩어져 있는 가족과 친지들이 함께 모여 맛있…
[2023-11-30]김밥 안에 있는 많은 재료는 각자의 맛이 그대로 나타나기를 원한다. 오이는 상큼함을 고집하며 어딘가에도 절여지지 않으려 하고, 당근은 딱딱함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굵게 썰어져 한…
[2023-11-27]배우의 인물이나 맵시는 애초에 없었고 억지로 끌어붙인다면 한때 몸무게만. 그리고 하나 더 억지를 부리자면 양귀비보다 예뻤던 전설같은 과거도 있다. 딸바보 우리 아버지의 고슴도치 …
[2023-11-24]나의 방엔 남쪽으로 난 커다란 창문이 있다. 거의 벽 전체가 창문이다. 집의 지형이 앞집들보다 조금 높아서 창의 커튼을 걷으면 커다란 창으로 온 하늘이 다 들어오는듯 했다. 이른…
[2023-11-23]김밥 안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다양하다. 하지만 각 재료의 이름은 사라지고, 그냥 김밥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김밥을 먹다 보면 오이의 향이 싫어 오이를 쏙쏙 빼고 먹는 사람들, 당…
[2023-11-20]20여년 전 얘기다. 설교에 목사님이 우스운 얘기를 하시면 맨 앞에서 가장 크게 웃는 그 친구 때문에 교인들은 한 번 더 웃는다. 동시통역을 하는 자매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통…
[2023-11-17]2005년 제정된 소위 ‘홍준표법’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재외동포 2세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악법이며 이에 대하여 홍준표 전의원도 상당한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는 바이다.■첫째 …
[2023-11-16]어제 저녁부터 시나브로 내린비로 앞뜰에 힘겹게 벌어졌던 백장미가 활짝 봉오리를 폈다. 요즈음은 조금만 아끼지 않으면 어찌나 물값이 비싼지, 지난 여름동안 어쩌다 한번씩, 겨우 …
[2023-11-16]미국에서 김치를 담그면 며칠 가지 않아 물러진다. 1년이 지나면 흐물흐물 되는 김치들. 땅이 다르고 기후가 달라서인지 미국의 배추로는 도무지 몇 년 동안 묵혀서 먹는 묵은지의 맛…
[2023-11-13]안개의 천국 샌프란시스코의 가을하늘, 구름 한점이 없다. 산책길 오션비치 바닷가엔 월요일 오전이라 한적하다. 휴양지에라도 온듯 마음이 푸근하다. 맨발로 햇빛을 듬뿍 안은 …
[2023-11-09]내 삶의 많은 시간 속엔 사람들이 함께한다. 그 시간 가운데 우린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격려와 위로를 나누고 다시 보고 싶은 마음으로 그리워한다. 그들을 다시 만나 옛이야기들을 나…
[2023-11-06]언젠가 한 부인이 “자기는 고등부 미식축구 경기가 열릴 때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다”고 내게 말한 적이 있다. 그녀의 아들이 공을 잡고 달릴 때면 자기도 모르게 관중석에서 벌떡 …
[2023-11-03]오늘은 월요일, 일주일에 한번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되는 날이다. 안정적으로 해오던 비지네스가 펜데믹동안 치솟는 물가와 회복되지 않는 경기 등으로 부터 살아남기 위해서 변변…
[2023-11-02]오늘은 뭐 먹지? 늘 하는 고민이다. 시장에서 음식 재료를 사다가 왠지 그날은 생선조림을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 병어를 샀다. 맛있게 조려진 병어조림은 냄비째 냉장고로 …
[2023-10-30]서양에 있지만 동양보다 더 동양적인 면을 갖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 샌프란시스코를 나는 내 집으로 삼기로 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했고, 한국과 미국에서 서양음…
[2023-10-27]선생님의 아름다운 시는선생님의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우리들의 위안과 즐거움 이었습니다. 그런데이렇게 떠나시면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선생님의 시를 읽고 자살을 멈추었다는어느 …
[2023-10-27]가을이 이미 발걸음을 내어민 줄 알았는데 갑자기 80도 넘는 한낮의 날씨가 며칠 계속된다. 인디언썸머 인가 생각했는데,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이틀 내지 사흘간 온도가 높은걸…
[2023-10-26]나의 글을 가장 기다리고 열심히 읽어주는 애독자는 우리 엄마이다. 딸의 생각을 알게 되어 새롭고 좋다 하면서도 별거 아닌 구절에서 마음 아파하신다. 내가 쓴 글을 보시며 ‘우리 …
[2023-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