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사지로 마구 써 버리면 무릎수술 후 등 필요할 때 혜택 이용 못 하는 경우도
▶ 노인 사망의 주요 원인 낙상… 전정기관 등 운동 통해 예방
【물리치료】
‘물리치료’(physical therapy) 하면 한인들은 대개 마사지를 받거나 지압을 받는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가든그로브 소재 ‘잉글랜드 피지컬 테라피’의 물리치료사 조셉 박(한국명 박지헌) 디렉터는 “한국어로는 ‘피지컬 테라피’가 물리치료이지만, 단순한 물리치료가 아닌 전반적인 ‘재활치료’이다. 뇌졸중이나 파킨슨병으로인한 신경적 문제, 전정 시스템 이상으로 오는 넘어짐과 어지럼증, 정형외과적 수술을 받은 후의 재활 등 물리치료는 다각도로 환자의 재활과 독립적인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치료를 돕는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지압 받는 정도가 아니다
박 디렉터는 “한인 노인들에게 ‘물리치료를 받아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받아본 적이 있다’고 답한다. 하지만 무슨 목적으로,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현재 환자의 상태에 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지 등을 제대로 모른채 메디케어나 메디칼로 받고는 정작 필요한 때에는 메디칼의 베네핏을 다 써버려 받을 수 없는 경우들이 생기곤 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 설명했다.
박 디렉터에 따르면 무릎수술의 경우 수술 후 재활치료가 더 중요한데, 대개 미국인 의사에게 무릎수술을 받아 언어 소통의 문제로 수술 이후 더 중요한 물리 재활치료도 제대로 받지 않아 무릎 수술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기도 한다고 한다.
한 예로 무릎 수술 후 재활 물리치료를 받게 되면 일주일에 2회씩 6~8주간 정도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다. 환자가 갖고 있는 메디케어나 메디칼, 보험에 따라 적용되는데, 메디케어 파트 B에서 80%, 메디칼이 있으면 나머지 20%를 거의 적용 받을 수 있다.
전문적인 물리치료는 환자의 재발 방지 및 수술 후 개선,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자세 교정, 신체의 근육 기능과 움직임 개선 등 꾸준한 운동과 함께 약물치료 이상으로 환자에게 큰 도움을 준다.
박 디렉터는 “노인이 파킨슨병으로 진단받으면 병 때문에 사망하기보다는 폐렴이나 넘어짐으로 대개 사망한다. 파킨슨병으로 먹는 근육이나 말하는 근육을 잘 쓰지 못해 폐에 물이 차고 감염이 생겨 결국 폐렴에 걸린다. 전문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파킨슨병 환자는 계속 크게 말하도록 해서 말하기 근육을 제대로 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뇌 부상을 당했거나 혹은 파킨슨병, 뇌졸중 등 병이 있거나 병이 없어도 나이가 들면 계속 앉아 있거나 혹은 누워 있어 자세가 자꾸 앞으로 구부정해지고, 폐를 100% 확장시키지 못한 자세로 있다 보니 폐에 물이 차고 감염 등이 생겨 폐렴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박 디렉터는 “풍선이 100% 공기가 차 있는 것을 생각하면 쉬운데, 65세 이후부터는 자세를 바르게 하는 등 운동해야 더 나이 들어 고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뇌졸중, 파킨슨병, MS(다발성 경화증) 등 약도 중요하지만 물리치료사의 전문적인 운동과 물리치료를 통해 관리해야 증상 개선과 환자의 삶의 질을 더 향상 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인 낙상
한국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중 30% 이상이 매년 넘어짐을 경험한다. 미국에서는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노인 중 매년 약 25만 명이 엉덩이 골절로 병원에 입원한다. 엉덩이 골절의 95%는 넘어짐(fall)이 원인. 또 노인 낙상은 노인 사망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박 디렉터는 “낙상으로 인해 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 누워 있거나 잘 안 움직이다 보니, 또 폐를 100% 확장시키지 못하고 60% 정도만 쓰게 되니, 감염이 생겨 결국 폐렴으로 사망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낙상을 방지하려면 먼저 우리 몸에서 체성감각, 시력, 전정기관 등 3가지 시스템이 잘 돌아가는지 살펴봐야 한다.
먼저 우리 몸 전신에 분포하는 체성감각(somatosensory system, 감각신경)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봐야 한다. 체성감각을 통해 우리 몸에서는 자극을 받아들이고 중추신경계로 전달한다. 예를 들어 보통사람은 서 있을 때 바닥을 느끼면서 서 있는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신경이 무뎌져 발이 잘 저리고 잘 못 느껴 잔디밭 같은 곳에서 잘 못 걷거나 헛 딛기도 한다.
체성감각이 떨어지면 눈으로 보면서 걸을 때 넘어짐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체성감각과 시력이 떨어지면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vestibular system) 을 통해 넘어짐을 방지한다. 자주 넘어지는 경우 체성감각, 시력, 전정기관이 잘 돌아가는지 검사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눈도 침침해지고 특히 노인이 잘 넘어지는 시간은 저녁에 화장실 갈 때 불이 꺼져 있는 시간에 앞을 잘 못 보고, 체성감각 신경도 떨어져 넘어지는 부상을 입기 쉽다.
전정기관에는 있는 달팽이관 안에는 다양한 크기의 미세한 모래알 같이 생긴 이석이 있고, 몸을 움직이면 이석이 같이 움직이면서 미세한 유모세포를 자극해 뇌에서는 위치감각을 느낀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이 유모세포가 뻣뻣해지고, 누워 있고 앉아만 있는 생활을 하면서 잘 안 쓰게 되면 뇌에서는 제쳐놓고 잘 안 사용하게 돼 균형과 평형 감각이 떨어진다.
박 디렉터는 “이전에 낙상 경험이 있던 환자는 물리치료로 이 3가지를 운동시켜 낙상 예방을 한다”고 설명한다.
넘어짐을 방지하기 위한 지팡이나 휠체어도 물리치료사의 전문적인 지도를 받아 제대로 사용법을 익혀 사용하는 것이 좋다.
#어지럼증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크게 양성 돌발성 현훈증, 전정 신경염, 전정성 편두통을 들 수 있다.
양성 돌발성 현훈증(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은 이석증으로도 불리는데, 하루 종일 또는 한 두 시간 동안 계속 어지러운 것이 아니라 30초에서 1분 사이 짧게 어지럼증을 느낀다.
차 사고를 당했거나 혹은 넘어졌거나, 치과에서 드릴 치료를 받다가 전정기관 안의 이석이 제자리에 있지 않고 떨어져 옆에 연결된 세반고리관으로 빠져 나가는 경우 뱅뱅 도는 기분이나 쓰러질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머리를 젖혀 하늘을 볼 때 또는 땅에서 뭔가 물건을 주울 때 빙빙 도는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이 때 물리치료를 통해 이석을 제자리로 돌리는 치료를 받으면 효과적이다.
전정 신경염은 쉽게 얘기 하면 전정 신경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박 디렉터는 “눈과 입을 움직이는 얼굴 신경과 함께 전정 신경이 함께 염증이 생겨 전정 신경염이 생기면 마치 TV에서 전기선이 뽑힌 것처럼 계속 어지럽고, 구역질이나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전정성 편두통은 ‘편두통성 현훈’이라고도 하는데, 카페인이나 초콜릿, 치즈, 와인, MSG 등이 원인일 수 있으며 또는 비타민 B2, 코큐텐, 마그네슘이 부족해 보충하면 증상이 개선되기도 하고, 의사에게 편두통 예방약을 처방받기도 한다.
박 디렉터는 “전정성 편두통 환자는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어지럼증 때문에 목과 어깨에 스트레스가 생겨 메스꺼움을 자주 느낀다. 그러나 환자에게 맞춘 물리치료를 받게 되면 기분도 나아지고 증상 개선에 도움된다”고 말했다.
<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