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내 또 SAT문제 유출 파문

2014-10-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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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응시자 시험성적 발표 보류

▶ 한국주소 기재한 유학생들도 피해

이달 초 실시된 SAT 시험에서 한국 내 일부 어학원들이 문제를 유출시키는 부정의혹이 제기돼 성적 발표가 보류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SAT 시험 부정 파문은 한국과 중국에서 SAT 시험을 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미국에서 시험을 치른 한인 응시자들 가운데서도 주소지가 한국으로 되어 있는 일부 학생들의 성적 발표도 보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시 모집 등 미국 내 대학 진학 등을 준비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우려하고 있다.

SAT 시험 주관처인 칼리지 보드와 ETS는 지난 11일 한국과 중국 지역에서 실시된 SAT 시험에 대한 부정행위 의혹이 발견돼 이들 지역 응시 학생들에 대한 시험성적 발표를 보류하고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30일 발표했다.


칼리지 보드 측은 조사가 종료되기까지는 4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의 응시 학생 전원의 점수를 재검토해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혀 향후 부정행위가 확인된 학생들의 시험취소 등 파장이 예상된다.

칼리지 보드와 ETS는 이번 SAT 시험 부정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부에서는 일부 사설 어학원이 시험문제를 유출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SAT 시험문제는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기출문제 공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이번 달 치러진 시험문제가 지난 2012년 11월 문제와 동일한 유형으로, 서울 강남의 한 어학원이 학생 1인당 5만달러씩을 받고 기출문제 60여개를 통째로 판매했다는 제보가 칼리지 보드 측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 대학들의 수시모집 마감시한을 하루 앞두고 10월 SAT 성적 발표가 보류되자 일부 한인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 지역의 한 학원 대표는 “미국에서 10월 SAT를 치른 학생들은 대부분 예정대로 성적이 나왔지만, 그 중에서 현재 한국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유학생들 상당수가 성적표를 못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속출하면 가담하지 않은 다른 학생들의 성적 하락을 유도하게 돼 선의의 피해자가 생겨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토머스 어윙 ETS 대변인은 “칼리지 보드 측은 수시모집 등 학생들에 미칠 영향을 인지하고 있으며 미국 내 대학교나 칼리지는 행정상의 이유로 발생한 SAT 성적제출 지연 문제에 대해 정상 참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에서는 SAT 문제 유출사건이 지난 2007년부터 매년 끊이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5월에는 시험 4일을 앞두고 ‘문제유출’을 이유로 전 세계에서 최초로 시험이 취소돼 국제적 망신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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