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돌반지가 200달러… 금 찾는 손님 뚝 끊겨

2011-07-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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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속도-하늘 뚫은 금값

‘팔겠다’ 한인들 문의는 쇄도
보석상만 노리는 강도 날뛰어

최근 친구 아들의 돌잔치에 초대받은 LA 한인 김모(31)씨는 고민에 빠졌다. 돌반지를 선물하기 위해 보석상에 들렀다가 금반지 값이 너무 오른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예전 생각만 하고 100달러 정도면 되겠지 했는데 금반지 한 돈에 200달러가 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차라리 상품권이나 현금으로 선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금값이 지난 18일 한때 31년 만에 처음으로 온스 당 1,6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이처럼 금반지 선물 관행이 줄어들고 보석상들을 대상으로 한 강·절도범죄가 급증하는 등 금값 상승으로 인한 사회적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보석상 업계에 따르면 현재 LA 한인타운과 다운타운의 보석상에서 거래되는 순금 돌반지는 한 돈 기준으로 200~250달러선까지 치솟았다. 100~140달러선이던 1년여 전에 비해서 최고 2배까지 비싸진 것이다.

이에 따라 돌 선물로 금반지를 찾는 한인 고객들이 크게 줄었고 일반 선물용으로도 순금 대신 14K나 18K 팔찌나 귀고리 등의 수요가 상당폭 늘었다는 게 한인 업소들의 말이다.

한 한인 보석상은 “1년 전 금 가격이 온스 당 1,100~1,200달러 선이던 것이 지금은 30% 이상 오른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어 귀금속류 가격도 크게 뛸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순금 반지의 매출이 크게 떨어진 반면 14K 팔찌의 매출이 늘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한인 업주는 “금을 팔겠다는 고객들의 문의도 많아져 지난해보다 50% 정도 증가했다”며 “요즘은 금을 팔겠다는 한인 고객들이 매일 줄을 잇고 있으며 미국인들은 그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값이 치솟으면서 금 보석류가 범죄자들의 주요 타겟으로 떠올라 갱 단원들이 조직적으로 보석상들만을 골라 터는 떼강도 사건이 올 들어 크게 늘었다.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지난 3주간 LA 다운타운에서 체포된 보석강도 용의자만 10명에 달하고 있으며 19일에는 보석상만을 골라 6차례 이상 연쇄절도를 저지른 용의자 중 1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용의자는 다른 흑인 갱들과 무리지어 다니다가 보석상을 발견하면 망치로 진열장을 깨고 그 안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는 수법으로 연쇄 범죄행각을 저질러왔다.

다운타운 브로드웨이에서 보석상을 운영하고 있는 한 한인 업주는 “우리 업소 주변 10여개 보석상이 모두 강도 피해를 당해 업주들끼리 모이면 최대 화제 중에 하나가 최근 급증하는 강도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이다”라며 “이를 위해 최근 업소 내부 유리를 강화 방탄유리로 모두 바꿨다”고 말했다.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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