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정신상담 갈곳이 없다

2009-05-0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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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 가능한 전문기관 태부족… 예약해도 한참 지나야

일반 정신과 상담엔
1회당 수백달러 부담
경제난 고통의 시기
비영리 상담소 아쉬워


경기 침체로 인해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LA 한인들이 찾아가 도움을 구하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에게는 전문가와 상담이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로 꼽히고 있지만 정작 영어구사가 안 되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한인들을 위한 상담 기관이 모자란 것이 현실이다.


한인가정상담소 크리스틴 김 카운슬링 프로그램 매니저는 “매년 상담소를 찾는 한인들은 늘고 있지만 이들을 다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상담 분야도 다양해져 케이스에 맞는 전문기관의 치료와 상담이 절실하지만 한국어 상담이 가능한 전문기관이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한국어 서비스 제공 기관이 부족해 상담 예약 이후 오랜 시간을 기다리다 보면 치료시기를 놓쳐 상황이 악화되거나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

현재 LA에는 한인가정상담소를 비롯해 아태정신건강상담소(APCTC), LA카운티 정신건강국 등 3개 단체만 한국어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클레어몬트에 위치한 드림교회 정신건강 상담센터의 권진숙 심리상담가는 “주류사회 상담기관이 있지만 한인들에게는 한국적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 상담가의 상담이 치료를 위한 결정적 요인이 되기 때문에 한국어 서비스기관은 매우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언어에 대한 문제가 아니더라도 일반 정신과 상담전문가를 찾을 경우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상담료가 저렴한 비영리 단체 및 정부 운영 상담센터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

타운내 일반 정신과 상담전문가와의 상담료는 1회에 200 ~300달러 수준이며 장기간의 치료와 치료제를 복용하면 비용은 수천달러를 훌쩍 넘는다. 반면 비영리 기관이나 정부 운영의 상담센터에서는 저소득층 및 메디칼 수혜자의 경우 조건에 따라 무료 상담 혹은 훨씬 저렴한 상담료를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조만철 박사는 “예산 부족에 허덕이는 정부의 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대형교회와 같은 종교 단체에서 타 커뮤니티를 위해 지원하는 만큼 한인들의 정신건강 등 내적 치유에 관심을 갖고 나서준다면 현재의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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