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멕시코 국경은 ‘무법천지’

2009-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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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조직 세력다툼에 처형·살육전 횡행

멕시코 국경은 ‘무법천지’

멕시코 연방 군인들이 17일 미국 영사관 건물 인근에서 3명의 경찰관이 처형된 국경 도시 시우다드 후아레스에 도착하고 있다.

마약전쟁 정부군과 교전…
작년 사망자 6,000명 넘어

납치 등 미 도시에도 불똥
미 대학생에 여행 자제령


미국 인접 멕시코 국경지대에 걸쳐 벌어지는 마약 조직들의 세력 다툼이 전시에서나 볼 수 있는 무시무시한 살육전으로 비화돼 가뜩이나 어려운 멕시코 경기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23일 특집 보도했다.


특히 국경지대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해 벌어지는 이들의 다툼이 미국 대도시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급기야는 연방 정부가 국경 주둔 미군들의 멕시코 여행을 금지하는가 하면 대학생들에게도 여행 자제령을 내려 스프링 브레이크 특수를 기대했던 멕시코 도시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미국 국경도시 엘파소에서 남쪽으로 80마일 떨어진 멕시코의 빌라 아푸마다에서의 한 목장에서 지난 2월10일 새벽 엄마에게 총격전이 벌어져 도망가고 있다는 마지막 전화를 끝으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호르기 마루포(32) 사건을 보도하며 멕시코 마약 전쟁의 실상을 폭로했다.

마루포의 죽음은 최근 미국까지 번져오는 멕시코 마약갱단의 살육전의 실상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로 인해 미국에 수출하는 모토롤라 등 기업들의 생산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곳만의 사정은 아니다. 멕시코 북쪽으로 2,000마일에 걸쳐 펼쳐지는 국경도시마다 참수식 갱단들의 처형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고 수류탄 공격, 저격, 대낮 총격 등 조직간의 구역 쟁탈전뿐 아니라 마약 전쟁을 선포한 펠립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에 대항하는 마약조직들의 살인사건이 국가 치안을 마비시킬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마약 관련 살인사건은 전년대비 두배에 달하는 6,000명을 훨씬 넘었다.

특히 멕시코 마약 조직간 영토싸움으로 애틀랜타와 피닉스에서 납치사건이 빈번하고 미국 국경 수비대에 대한 공격도 빈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여행사들과 텍사스 엘파소 주립대학을 포함한 국경지대 대학들, 미군 당국은 멕시코 여행의 자제를 요청해 멕시코의 경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멕시코 마약전쟁의 축소판인 이곳의 싸움은 마약 밀매의 주요 경로지인 빌라 아후마다를 차지하려는 ‘시날로아’ 조직과 ‘후아레스’ 조직의 텃밭 싸움에서 촉발됐다.

갈데론 대통령은 그동안 멕시코 전역에 4만6,000명의 군병력과 연방 경찰을 투입해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으나 각 지역에 대한 연방 정부 조직의 정보망이 얕은 데다가 지역 경찰의 부패가 심해 효과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운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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