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어팩스 전 부지사 가정참사 계기 “VA 이혼법 구 시대적” 개정 추진
저스틴 페어팩스 전 버지니아 부지사의 비극적인 살해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 강화 및 이혼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에 따르면 페어팩스 전 부지사는 지난 16일 새벽 애난데일 자택에서 부인에게 여러 차례 총격을 가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명백한 살인-자살(murder-suicide)로 규정했다.
사건 당시 부부는 이혼 소송 중이었으며 법원은 아이들의 양육권을 부인에게 주고 남편은 이달 말까지 집에서 떠날 것을 명령했다. 경찰은 “진행 중인 이혼 소송과 관련된 가정 불화가 이번 사건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저스틴 전 부지사는 2019년 부지사 재임 시절 성폭행 의혹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이했으며 2021년 주지사 경선에서 패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재판 기록에 따르면 그는 사회적 고립, 과도한 음주,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2022년 아이들의 승마 레슨비로 권총을 구입해 문제를 일으킨 적도 있었다.
치과 병원을 운영하는 그의 부인은 남편의 정치적 몰락 이후에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2024년부터 별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버지니아 이혼법에 따르면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1년의 별거 기간이 필요해 ‘한 지붕 각 방 생활’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사건은 아이러니하게도 페어팩스 전 부지사가 과거 찬성표를 던졌던 ‘레드플래그법’(Substantial Risk Order)과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올해 의회에서 통과돼 아비가일 스팬버거 주지사가 서명한 법안(HB 901, SB 495)은 기존 검찰이나 경찰만 신청할 수 있었던 레드플래그 명령 대상을 크게 확대해 가족이나 동거인, 사회복지사, 정신건강 전문가, 학교 관리자 등도 판사에게 총기 압수 명령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명령이 내려지면 최대 14일(연장 시 최대 180일) 동안 총기 소지와 구매가 금지된다.
또한 이 사건을 계기로 버지니아의 이혼법이 너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행법은 무과실 이혼의 경우 자녀가 있으면 1년의 별거 기간을 요구하면서 재정적 어려움 등으로 별거가 어려운 경우 한 집에서 지내다 보니 긴장감이 고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이혼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혼법 개혁 전담반이 구성돼 올해 말까지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러셋 페리 주 상원의원은 “버지니아 이혼법은 구시대적이고 가부장적”이라며 “가정 폭력 피해자들이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가해자와 계속 접촉해야 하는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레드플래그법 확대와 이혼법 개정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며 “알코올 중독, 정신건강 지원 강화, 경제적 자립 지원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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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