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눈으로 쓰고 마음으로 읽는 나의 언어”

2026-04-17 (금) 12:00:0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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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민희 본보 칼럼니스트

▶ 디카시집 ‘시카고~’ 출간

“눈으로 쓰고 마음으로 읽는 나의 언어”
“눈으로 쓰고 마음으로 읽는 나의 언어”

이중문화와 이중언어의 경계에서 오랜 세월 문필 활동을 이어온 성민희(사진)씨의 첫 디카시집 ‘시카고 클라우드 게이트’(도서출판 작가)가 한국디카시 대표시선 33번으로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그간 쌓아온 디카시 작품을 한데 모은 첫 개인 디카시집으로, 사진과 언어가 만나 빚어내는 새로운 문학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캘리포니아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작가는 수필, 소설, 수필평론 등 다양한 장르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현대수필’(2012)로 수필 등단, ‘한국소설’(2023)로 소설 데뷔, ‘수필미학’(2024)으로 수필평론 당선 등 문단에서 다채로운 행보를 보였으며, 재미수필문학가협회 회장과 이사장을 역임했다. 수필집 ‘사람이 고향이다’, ‘아직도 뒤척이는 사랑’을 상재했으며 한국산문문학상과 미주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성민희 작가가 디카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하지만, 작가는 놀라운 속도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제9회 황순원디카시 작품모집에서 디카시 ‘비상의 순간’으로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현재 한국디카시인협회 OC지부 지부장을 맡고 있다.


시집의 제목은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의 상징적인 조형물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에서 따왔다. 거대한 은빛 물방울 모양의 이 작품은 주변 풍경을 왜곡해 반사하며, 현실과 초현실이 뒤섞이는 독특한 시각 효과를 준다. 작가는 이 이미지를 빌려 이중문화·이중언어 환경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모습을 투영한다. 익숙한 미국 풍경이 낯선 뒤틀림으로 다가오고, 수백 개의 ‘나’가 일렁이는 허공 속에서 삶의 본질을 탐색하는 것이다.

성민희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모든 일상의 세부에 렌즈의 초점을 맞추고, 그곳에서 사랑이라는 소중한 결실을 거두었다”고 말한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따뜻하고 성찰적인 디카시집으로 추천한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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