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상 속 ‘보이지 않는 발암물질’… 환경이 암을 만든다

2026-03-27 (금) 12:00:00 By Mikkael A. Sekeres, MD
크게 작게

▶ 워싱턴포스트 특약 ‘전문의에게 물어보세요’

▶ 라돈·석면·미세플라스틱·대기오염까지 곳곳에 위험
▶ 피할 수 없지만 줄일 수 있어… 노출 최소화가 핵심
▶ 생활습관 개선 병행해야 암 발방 위험 실질적 감소

마이애미 대학교 실베스터 종합암센터의 혈액학과장인 암 전문의로 워싱턴포스트(WP)에 건강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마이클 세케레스 교수는 이번주 칼럼에서 환경적인 암 위험을 줄이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 종양학자로서 알려주고 싶은 것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어떤 환경 요인들이 실제로 암 발생에 기여할까? 그리고 우리는 노출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위험한 화학물질과 오염물질을 섭취하거나 들이마시는 것을 피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완전히 피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은 점점 증가하는 대기오염에 노출돼 있으며, 이는 주로 에너지 생산, 산업 활동, 교통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우리는 환경 방사선에 대한 노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암석과 토양 속 라돈, 우주 방사선과 같은 자연적 요인뿐 아니라 산업 및 직업적 노출, 의료 영상 검사 등 인공적 요인에서도 비롯된다. 물론 의료 영상은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당장의 질병을 진단하는 이점이 미래의 암 위험 증가 가능성보다 훨씬 크다.


이른바 ‘영구 화학물질’로 불리는 PFAS도 토양을 오염시키며, 이는 우리가 먹는 음식과 마시는 물에 영향을 미치고 암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상당히 두렵게 들릴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실제로 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입증된 환경 요인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위험을 줄일 수 있을까? 다음은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요인들이다.

■라돈(Radon)

라돈은 암석, 토양, 심지어 물에서도 방출되는 방사성 기체다. 이는 지하 깊은 곳에 존재하는 우라늄의 자연 방사성 붕괴 과정에서 생성된다. 6만5,000명의 광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누적 라돈 노출량과 폐암 사망 위험 사이에 선형적인 관계가 확인됐다. 즉, 라돈에 많이 노출될수록 암 발생과 사망 위험이 높아졌다.

이러한 결과는 가정 내에서의 만성적인 라돈 노출 역시 폐암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지하실과 같은 공간에서 노출 위험이 가장 높다. 아이오와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동일 주택에 20년 이상 거주한 경우, 라돈 노출이 높은 그룹에서 폐암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 2만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

라돈은 기체이기 때문에 호흡을 통해 폐에 축적된다. 연방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라돈은 흡연 다음으로 폐암의 주요 원인이며, 비흡연자에게는 가장 큰 원인이다. 매년 약 2만1,000명의 폐암 사망이 라돈과 관련 있으며, 이 중 약 2,900명은 비흡연자다. 흡연자가 라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암 위험은 거의 10배까지 증가한다.

노출을 줄이기 위한 첫 단계는 가정 내 라돈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는 온라인이나 건축 자재 매장에서 측정기를 구입해 확인할 수 있다. EPA 권고 기준을 초과할 경우, 지하 바닥 아래의 라돈을 파이프로 외부로 배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EPA는 인증된 라돈 전문가를 찾을 수 있는 자료도 제공한다.

■석면(Asbestos)


석면은 자연에서 발견되는 6가지 섬유성 광물군을 말한다. 시멘트와 플라스틱 강화, 단열재, 지붕재, 방화재, 방음재 등 산업과 건설 분야에서 널리 사용돼 왔다. 주택에서는 오래된 천장 타일이나 바닥재, 배관과 보일러를 감싼 단열재에서 흔히 발견된다.

석면은 폐암, 후두암, 난소암 등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장기간 노출 시 중피종(mesothelioma)이라는 치명적인 암을 유발한다. 이는 석면 섬유가 폐나 장 조직에 축적되면서 흉터와 만성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흡연은 이러한 위험을 더욱 크게 높인다.

미국에서는 2024년 석면 사용이 전면 금지됐지만, 1970~80년대 이전 건축물에는 여전히 잔존해 있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오하이오에서 주택을 구입할 당시 지하 배관에 남아 있는 석면을 발견했고, 거래 전에 이를 제거하도록 요청했다. 석면은 전문가에 의해 안전하게 처리돼야 하며, 개인이 직접 다루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1나노미터에서 5밀리미터 사이인 플라스틱 조각을 의미한다. 일부는 세안제에 포함된 마이크로비즈처럼 처음부터 작은 형태로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비닐, 물병, 포장재, 타이어, 페인트 등 큰 플라스틱이 분해되면서 생성된다. 이 물질은 태반과 신생아의 태변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우리 몸에 광범위하게 축적되고 있다.

이론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은 여러 방식으로 암 발생에 기여할 수 있다. 표면에 붙은 독성 화학물질이 DNA를 손상시키거나, PFAS 같은 영구 화학물질을 운반할 수 있다. 또한 장 점막을 손상시키거나 장벽에 축적돼 만성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미세플라스틱이 특정 암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확정적인 연구 결과는 없다. 그럼에도 최근 젊은 층에서 증가하는 대장암과 환경 내 미세플라스틱 증가 시점이 겹치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필자는 노출을 줄이기 위해 개인용 제품 성분을 확인하고, 유리 용기와 금속 물병을 사용하며, 포장이 과도하지 않은 식품을 선택하고 있다.

■대기오염(Air Pollution)

대기오염은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주요 공중보건 문제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를 인간에게 발암성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400만 명 이상을 포함한 18개 연구 분석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은 폐암 위험이 8~9%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폐암 사망의 약 14%가 대기오염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방광암, 유방암, 신장암, 대장암과의 연관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폐암만큼 확실한 근거는 부족하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함께 개인적으로는 마스크 착용이나 공기청정기 사용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결론

우리 주변에는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환경 요인이 존재한다. 이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지만,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충분히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자외선 차단 등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전반적인 암 위험을 더욱 낮출 수 있다.

<By Mikkael A. Sekeres, MD>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