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 잠재운 아마존… 역대 4위 투자금 몰려
2026-03-13 (금) 12:00:00
김창영 특파원
▶ 50년물 포함 채권 370억달러
▶ 클라우드 호조 오라클도 깜짝실적
▶ 수주잔량 325% 폭증… 호황 전망
지난달까지 인공지능(AI) 과잉 투자 우려로 주가 폭락과 씨름했던 하이퍼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반전을 꾀하고 있다. 준수한 실적으로 이란 전쟁 와중에도 역대급 채권 발행 기록을 쓰면서 AI 거품론을 잠재우고 있다.
오라클은 10일 2026회계연도 3분기(지난해 12월∼올해 2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17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집계 평균치(169억달러)를 살짝 웃돈다.
AI 컴퓨팅 호조에 힘입어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89억달러를 보이면서 예상치(88억5,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인프라 부문은 84% 늘어난 49억 달러로 전문가들의 예상 증가율(79%)을 넘어섰다. 올 들어 24% 급락한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충분히 싸다’는 평가와 함께 시간외거래에서 9% 가까이 치솟았다. 배런스에 따르면 월가에서 오라클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45명 가운데 80% 가까이가 매수 의견을 냈다.
오라클은 당장의 실적은 물론 미래 물량까지 확보했다는 점이 투자자의 이목을 끌었다. 회사는 대규모 AI 계약에 힘입어 분기 말 기준 수주 잔량이 전년 대비 325% 급증한 5,530억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투자 탓에 최근 12개월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올해 투자 실탄으로 500억달러를 조달하기로 했다. 올해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6,500억달러를 쏟아붓는다고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과잉 투자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일단 오라클은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오라클은 AI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며 내년 매출과 관련해 전망치(867억 달러)보다 높은 900억 달러로 잡았다. 클레이 머구어크 오라클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AI와 첨단 컴퓨팅 수요는 경제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다른 하이퍼스케일러 아마존도 이날 기록적인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며 거품론을 불식시켰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 370억달러어치의 채권을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가장 만기가 긴 50년물의 금리는 국채 대비 약 1.3%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미국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역사상 네 번째로 큰 규모이며 인수합병(M&A)과 무관한 발행으로는 역대 최대다.
특히 채권 발행에 투자금 1,260억 달러가 몰리자 아마존은 애초 계획보다 발행액을 50억달러 늘렸다. 조만간 유럽에서 발행하려는 채권까지 고려하면 이번 주에만 500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기술기업들의 탄탄한 신용도와 AI 시장에서 차지하는 핵심적인 역할이 채권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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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