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데이빗 이그나시우스 칼럼] 트럼프의 이란 작전, ‘속전속결’이 힘든 이유

2026-03-06 (금) 12:00:00 데이빗 이그나시우스 /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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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이 넘는 세월 동안 미국 대통령들은 테헤란의 급진적 반미 정권을 무너뜨리기를 원해 왔다.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전쟁의 위험이 너무 크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난 토요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에 전면 공격을 감행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트럼프는 토요일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평생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을 외쳐 온 그의 죽음을 이란 밖에서 애도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제한적인 의미에서 보면 트럼프의 ‘수뇌부 제거’ 전략이 성공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고령에 건강도 좋지 않았던 하메네이를 제거하는 것이 곧 정권 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후 상황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나는 아직 미국이나 이스라엘 관리 누구에게서도 그것을 설명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

전쟁은 언제나 시작하는 것이 끝내는 것보다 쉽다. 특히 군사적 목표가 아니라 정권 교체라는 정치적 목표를 내세웠을 때는 더욱 그렇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키이우를 일주일 만에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스라엘은 몇 달 안에 하마스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정권 자체를 제거하는 전쟁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대통령이 전쟁을 시작하면 그는 그것을 성공적으로 끝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게 된다. 장군들이 말하듯 “전쟁에 들어갔다면 승리해야 한다.” 특히 이번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란 정권은 혐오스러운 체제이고, 트럼프는 이란 시민들에게 목숨을 걸고 정권을 무너뜨리라고 촉구해 왔다. 미국에게 선택의 전쟁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빠져나갈 출구가 있는 것은 아니다.

토요일 전까지 트럼프가 선호하는 방식은 이른바 ‘바이킹식 전쟁’으로 보였다. 신속성과 기습을 통해 빠르게 들어갔다가 빠르게 빠져나오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 전쟁은 시작 몇 시간 만에 확전됐다. 토요일 밤이 되자 이란의 반격으로 바레인, 두바이, 아부다비, 이스라엘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란은 또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석유 공급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와 많은 미국인들처럼 나 역시 이란 정권을 혐오한다. 이 정권은 중동 전역에 혼란을 퍼뜨려 왔다. 1983년 4월 어느 날, 나는 베이루트 미국 대사관에서 약 35분 차이로 이란이 배후에 있던 차량 폭탄 공격을 피했다. 이 정권이 하루라도 빨리 사라지는 것이 더 나은 일이다.

그러나 나는 오랜 세월 동안 이 정권의 생존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배웠다. 2008년 이란을 방문했을 때 나는 자동차에 탄 사람들에게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한 경찰을 보고 놀랐다. 테헤란에서 곰으로 가는 도로에서는 과속 단속 레이더도 사용하고 있었다. 이 정권은 혼란을 퍼뜨리지만 동시에 매우 신중하기도 하다.

토요일 밤 미국의 주요 유럽 동맹들과 통화했을 때, 나는 이 전쟁을 신속히 협상으로 끝내고 싶어 하는 강한 바람을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동맹국은 이번 공격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봤다. 영국은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의 중요한 급유 시설 사용을 거부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도 불안과 경계심을 보였다. 열정적으로 지지한 나라는 사실상 이스라엘뿐이었다. 이제 전쟁이 시작된 이상 동맹국들은 트럼프가 자신이 승리라고 주장할 수 있는 협상을 빠르게 성사시키길 바랄 것이다. 그들은 오래 전선에 서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내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이 충돌이 이미 수명이 다해가던 이란 정권에 오히려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령의 최고지도자는 인기가 없었고, 후계 구도를 둘러싼 권력 경쟁이 진행 중이었다. 그가 대표하는 강경 성직자 체제를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요소는 바로 순교자 서사일 수 있다.

이란 정권의 억압 기구가 붕괴되고 있다면 이란 국민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전쟁에서 고통을 견디는 것처럼, 순교는 이란에서 강력한 동력이다. 약 20년 전 CIA의 이란 작전센터를 취재했을 때를 떠올린다. 당시 미국은 정권 교체 전략을 검토하고 있었다. 벽에는 사랑받는 순교자 이맘 후세인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그것은 혁명수비대 구성원들의 신념을 상징하는 동시에, CIA 요원들에게 상대의 강한 헌신을 상기시키는 것이었다.

트럼프의 바람처럼 이 전쟁이 짧게 끝난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미국이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한 작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상, 우리는 이것이 길고 위험한 갈등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이처럼 이해관계가 크고 위험을 예측하기 어려운 전쟁에서 트럼프는 미국 국민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미국이 끝까지 이 싸움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한 책임이 있다. 이것은 “한 번 공격하고 끝(one and done)”이 아니다. 가치 있는 싸움일 수는 있지만, 매우 힘든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데이빗 이그나시우스 /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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