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국방, 중남미 안보수장에 ‘돈로주의’ 강조… “미주 최우선”

2026-03-05 (목) 10: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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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戰 와중 ‘서반구 중시’ 기조 재확인… “외부세력 간섭 안돼”

▶ ‘이란 전쟁에 불만’ 지지층 달래기?…서반구 안보 우선 메시지

美국방, 중남미 안보수장에 ‘돈로주의’ 강조… “미주 최우선”

미주 마약카르텔 대응 회의 참석한 헤그세스 국방장관[로이터]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5일 중남미 안보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아두고 "어떤 외부 세력도 이 반구에 대해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서반구(아메리카) 중시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는 이란과의 군사 충돌 와중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초점이 여전히 서반구에 있음을 강조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미 플로리다주에 있는 남부사령부(SOUTHCOM) 본부에서 첫 '미주 마약 카르텔 대응 회의'(the Americas Counter Cartel Conference)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벨리즈, 도미니카공화국 등 미국과 협력 관계인 중남미 국가의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우리는 마침내 미국, 미국인, 그리고 미주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먼로 독트린'의 지혜를 인지하고 있으며, 우리가 자국 시민을 배신하고 위험에 빠뜨리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1823년 제임스 먼로 미 대통령이 천명한 '먼로 독트린'은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유럽의 간섭 배제가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먼로 독트린'에 자신의 이름(도널드)을 합친 '돈로 독트린'을 앞세워 서반구에서 중국·러시아 등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고 미국의 독점적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헤그세스 장관은 "너무 오랫동안 워싱턴의 지도자들은 먼로 독트린의 단순한 지혜를 저버렸다. 그들은 미국이 해외로 나가는 것에만 몰두했다"며 이는 서반구에서 미국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또 이에 따라 서반구 전역의 마약·테러 카르텔이 기승을 부리고 범죄율이 높아졌으며 펜타닐·코카인 같은 마약 유입으로 미국의 피해가 막심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먼로 독트린을 다시 확립했다"며 "서반구에서 미국의 이익을 확보하고 우리의 국토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은 우리의 최우선 국가 안보 과제"라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서반구 국가들이 "같은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적대 세력이 미국 알래스카 인근 해역이나 그린란드 주변, 아메리카만(멕시코만)이나 카리브해에서 침투 활동을 벌일 경우 이는 "미국 본토와 서반구의 평화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적대 세력이 파나마 운하와 같은 전략적 요충지나 항만, 인프라를 장악하거나, 서반구 인접 지역에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것 역시 "미국과 서반구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적대 세력의 '새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의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개념에 맞서 트럼프 행정부는 '대(大) 북미(the greater North America)' 전략지도를 앞세우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사우스'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중남미 국가들과의 연대 확대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활용해온 개념이다.

이른바 '대 북미' 지도는 그린란드에서 아메리카만을 거쳐 파나마 운하와 그 주변 국가들까지 아우른다고 헤그세스 장관은 설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 있고 여러분이 이곳에 있다면 제임스 먼로가 오래전에 꾼 그 꿈을 오늘날 실현할 수 있다"며 "우리는 미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대이란 군사작전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 지지해온 '미국 우선주의' 및 해외 군사 개입 최소화 기조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마가(MAGA) 진영 내부에서도 우려와 함께 지지층 분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중남미 안보 수장을 대상으로 회의를 개최한 것은 안보 전략이 미국 본토와 서반구 방어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지층을 달래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중남미 12개국 정상과 회의를 열 예정이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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