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제품 구입 ‘BIFL’ 운동
▶ 커피 메이커로 수천달러↓
▶ 그라인더, 원두 낭비 줄여
▶ 수리 간단 ‘드립’ 메이커

최근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환경 문제를 생각하면서 커피를 즐기자는 ‘평생 쓸 제품 구입’(BIFL)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
미국인들이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가 커피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커피에는 기분을 끌어 올려주는 각성 효과가 있고 피곤함을 덜 느끼게도 해준다. 일부 암과 2형 당뇨, 파킨슨 병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고 하니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런데 커피 애호가가 늘어날 수록 함께 커지는 문제도 있다. 바로 환경 문제다. 연간 100억개가 넘는 종이와 플라스틱 컵 쓰레기는 이미 처치곤란 상태다. 게다가 커피 관련 장비와 기타 관련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다고 생각하면, 무분별한 커피 음료 사용을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환경 문제를 생각하면서 커피를 즐기자는 ‘평생 쓸 제품 구입’(Buy-It-For-Life·BIFL)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 커피 메이커로 수천달러 절약BIFL은 일회용 문화와 쉽게 고장 나는 제품 구입을 줄여 한다는 이른바 절약 운동이다. 커피 소비 문화에 적용할 수 있는 운동이기도 하다. 부실한 커피 제조 기기는 추출이 제대로 되지 않아 원두 낭비의 원인이다. 잘못된 추출 때문에 매달 약 20잔 분량의 원두가 추가로 낭비될 수 있다. 하루 평균 커피 세 잔을 마신다고 가정할 때, 미국 내 커피 소비자들은 연간 수백~수천 달러를 지출한다.
이 때 BIFL 운동을 도입하면 커피로 빠져나가는 돈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큐리그’(Keurig)와 같은 캡슐형 커피 메이커를 사용할 경우, 원두 가격은 파운드당 약 30달러로, 일반 분쇄 전 원두보다 2~3배 비싸다. 반면 250달러짜리 내구성 높은 기기를 15년간 사용하면 약 2,00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이를 수익률로 환산하면 약 800%에 해당한다. 커피숍에서 커피를 자주 사 마시는 경우, 고가 커피 메이커를 구입해 집에서 사용하면 1년 이내에 구입비를 회수할 수 있다.
커피로 나가는 돈을 절약하려면 좋은 커피 메이커를 사야 한다. 절약을 극대화할 수있는 커피 메이커의 기준은 합리적인 가격, 수월한 부품 교체, 수십 년 사용 가능한 내구성 등이다. 전자 부품이 적고 구조가 단순한 제품, 플라스틱보다 금속 비중이 높은 제품, 표준화된 교체 부품을 사용하는 제품 등이 적합하다.
▲ ‘텀블러·그라인더’ 투자 가치 충분집 밖에서 커피를 마시는 경우 재사용 가능한 텀블러와 그라인더가 필수다. ‘홈바리스타닷컴’(Home-Barista.com)의 댄 켄 창업인은 “그라인더는 원두에서 추출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품질 손실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라며 좋은 그라인더 구입을 적극 추천했다. 원두 낭비를 줄이고 커피맛을 제대로 내려면 균일하게 분쇄된 원두 사이로 뜨거운 물이 일정하고 고르게 빠져나가야 한다. 회전 ‘칼날’(Blade)을 사용하는 일부 저가 그라인더는 원두를 갈 때 가루에 큰 덩어리가 섞이는 경우가 있다. 분쇄 원두가 고르지 않을 때 과다추출 또는 과소추출로 원두 낭비가 발생한다. 회전 칼날 대신 정밀 가공 ‘날’(Burr)이 사용된 그라인더로 커피를 뽑으면 이 같은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커피 그라인더는 크게 수동과 전동 제품으로 나뉜다. ‘오닉스 커피 랩’(Onyx Coffee Lab)의 랜스 헤드릭 커피 전문가는 1Zpresso Q Air (약 $55), KINGrinder (약 $77) 등의 수동 그라인더를 추천한다. 두 제품 모두 구조가 단순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분쇄도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전자 부품이 없어 고장 위험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전동 그라인더를 선호한다면, 원뿔형 날이 장착돼 드립, 푸어오버, 침출식 커피에 적합한 Baratza Encore (약 $150)가 추천된다.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경우 Baratza Encore ESP Pro (약 $300), Eureka Mignon (약 $189) 등이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추천하는 제품이다.
일부 그라인더 제품은 가격이 비싸 ‘과연 BIFL에 적합할까’란 의문이 든다. 그러나 수십 년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투자가치는 얼마든지 있다. 추천 제품 중 Baratza 제품은 저렴하고 표준화된 부품으로 자가 수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별도의 수리비가 필요없다. 커피메이커에 그라인더가 결합된 제품은 어느 한쪽만 고장 나도 전부 버릴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 드립 커피 메이커복잡한 절차나 손이 많이 가는 과정 없이 향이 좋은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드립 커피메이커가 제격이다. 시중에는 15달러짜리 드립 커피메이커를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얼마 안가 폐기해야 하는 제품이 많이 섞여 있다. 돈을 아끼면서도 질 높은 커피 맛을 원한다면, 조금 더 투자할 필요가 있다.
고급 드립 커피메이커로는 Ratio Four(약 $279) 등이 잘 알려져 있다. 홈바리스타닷컴의 댄 켄 창업인에 따르면 이 제품은 작고 세련된 디자인에 교체 가능한 부품이 충분히 갖춰져 있고 내구성도 뛰어나다. 제조사에 따르면 10년 이상 문제없이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합리적 가격대 ($200 이하) 제품으로는 OXO Brew 8-Cup, Bonavita Connoisseur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스페셜티 커피 협회’(Specialty Coffee Association·SCA)의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최적의 추출 온도와 추출 시간을 구현한다. 오래 쓰는 제품을 사고 싶다면 Technivorm Moccamaster이 추천된다. 이 제품은 교체 부품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수명은 15~20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걱정된다면, 커피가 플라스틱과 접촉하지 않도록 설계된 Simply Good Coffee maker (약 $430) 등이 있다.
▲ 푸어오버용 드리퍼‘푸어오버’(Pour-Over)는 뜨거운 물을 분쇄 원두 위에 부어 중력에 따라 필터를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세심한 따르기, 인내심, 적정 온도 조절, 정확한 분쇄도 등 약간의 기술만 있으면 깔끔하고 섬세한 커피 향과 맛을 집에서도 얼마든지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푸어오버용 드리퍼 제품으로는Kalita Wave (금속, 약 $42), Chemex 3-Cup (유리, 약 $44), Hario V60 (세라믹, 약 $30) 등이 추천된다. 이들 제품은 모두 구조가 단순하고 고장 날 전자 부품이 없다. 잘만 사용하면 자녀 세대에 물려줄 수 있을 만큼 대를 이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프렌치프레스 방식은 원두를 뜨거운 물에 일정 직접 담가서 성분을 우려낸 뒤, 금속 메시 필터를 눌러 분리하는 방식이다. 경제성과 단순함 면에서 푸어오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프렌치프레스 제품으로는 Bodum Chambord (유리, 약 $40), Frieling French Press (이중 벽 스테인리스, 약 $100) 등이 있고 유리 제품보다는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이 파손 걱정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 에스프레소 애호가에스프레소를 집에 즐기려면 비싼 제품을 사야 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전기 사용 없이 에스프레소를 만들 수 있는 Flair NEO Flex (약 $99)와 같은 수동 제품이면 가능하다. 레버를 당겨 뜨거운 물을 미세하게 분쇄된 원두에 통과시키는 수동 레버 머신은 전기나 펌프 없이도 훌륭한 에스프레소를 뽑아낸다. 추출 압력과 시간을 직접 제어할 수 있어, 웬만한 카페보다 더 정교한 샷을 뽑아 낼 수 있다.
자동 기기를 선호한다면 가정용이지만 상업용에 가까운 품질을 제공하는 제품을 고려해볼 만하다. 일부 제품 가격은 1,000달러 대이지만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많다. 인기 모델로는 Breville Bambino (약 $300), Breville Barista Pro (약 $850) 등이 있다.
표준 부품을 사용해 수리가 비교적 수월하고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으로는 Quick Mill Compatto (약 $600, 에스프레소 전용), Quick Mill Silvano Evo (약 $1,495, 스팀 기능 포함), Gaggia Classic Pro (약 $549), Lelit Victoria PL91T (약 $999)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