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권 2기 첫 국정연설***”미국 황금시대, 적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 역대최장 108분간 연설***사회 문제 민주당 탓하며 비난하기도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의회의사당에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뒷줄 왼쪽)과 마이크 존슨(공, 루이지애나)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파안대소 하고 있다.<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첫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 address)에서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타격을 입은 관세 정책을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워싱턴DC 소재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행한 국정연설에서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러운 판결이지만 좋은 소식은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이 그들이 이미 체결한 합의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에 대해 "내가 대통령으로서 가진 법적 권한을 고려하면 새로운 합의를 하는 게 그들에게 훨씬 더 나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세계 각국에 부과한 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 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 다른 법적 근거를 활용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핵무기 개발 중단을 관철하기 위해 군사력도 사용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과 협상하고 있다. 그들은 합의를 타결하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아직 '우리는 절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비밀 단어(secret words)를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우선순위로 지정한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월 말∼4월 초 직접 방문할 예정인 중국이나 북한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국정연설은 대통령이 의회에 국가의 상태와 주요 현안을 설명하고 한 해 동안 우선해서 추진할 입법 과제와 대내외 정책 방향을 알리는 행사로 헌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작년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해 3월 4일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연설한 바 있지만, 전통적으로 1, 2월에 하는 국정연설은 집권 2기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조한 가운데 공화당이 오는 11월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 내줄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후반부 국정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가 가장 걱정하는 고물가 등 경제 문제를 다루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으며, 최근 이민 당국의 미국 시민 살해로 논란이 된 불법 이민 단속도 주요 성과로 소개했다.
그는 자기가 전임 행정부로부터 물려받은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불법 이민과 범죄 등의 문제를 1년 만에 해결했다면서 "우리는 누구도 본 적 없는 변혁을 이뤘고 역사적 대전환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그는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크고, 더 나아지고, 더 부유해지고, 강해졌다"면서 "지금이 바로 미국의 황금시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의 국경은 안전하고, 우리의 정신은 되살아났다. 인플레이션은 크게 꺾였고, 소득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호황의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돌아가고 있고, 우리의 적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우리 군과 경찰은 충분히 강화됐고 미국은 다시 존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적들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언급은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과 이란에 대한 타격 등과 같이 '돈로주의' '미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힘에 의한 평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늘 성과로 자랑해온 정책을 다시 열거했을 뿐, 특별히 새롭거나 획기적인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 민주당을 향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는 등 미국의 사회적 문제를 민주당에 돌렸으며 "이 사람들은 미쳤다", "민주당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이날 연설은 1시간 48분간 진행돼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세운 종전 국정연설 최장 기록(1시간 28분 49초)을 갈아 치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