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姜 구속영장 적시… ‘시의원 비는 자리 넣어달라’ 김경, 노골적 청탁
▶ ‘강선우, 관련자들 SNS 글로 압박·자수서 낸 前보좌관에 책임 미뤄’
▶ ‘압수수색 집·지역사무소 PC 너무 깨끗’…경찰, 증거인멸 정황 의심

강선우 의원(왼쪽)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 [촬영 김주형·김인철]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리가 비지 않느냐", "큰 거 한 장(1억원)을 하겠다"며 강선우 의원에게 접근해 공천을 청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을 만나 돈을 건네받았다. 비례대표였던 김 전 시의원은 공천헌금을 발판삼아 강 의원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목표로 한 지역구에 입성해 결국 당선됐다.
12일(이하 한국시간) 연합뉴스가 입수한 강 의원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김 전 시의원은 2021년 12월 서울 강서구의 한 음식점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모씨를 만났다.
김 전 시의원은 이 자리에서 강서구 제1선거구의 A 전 시의원이 강서구청장으로 출마한다는 것을 언급하고 남씨에게 "자리가 비지 않느냐, 그 자리에 저를 넣어주시면 큰 거 한장 하겠다"는 취지로 공천을 청탁했다.
남씨는 강서 지역구에서 활동하려면 지역위원장인 강 의원에게 금전적으로 인사하는 게 관행이라는 취지로 말하며 김 전 시의원의 제안에 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남씨는 강 의원 개인사무실에서 'A 시의원 자리에 공천해주면 1억원을 기부하겠다'는 김 전 시의원의 메시지를 강 의원에게 보고했다. "고민 좀 해보겠다"고 답한 강 의원은 2022년 1월 남씨에게 '김 전 시의원과의 자리를 한번 만들어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2022년 1월 7일 용산구 한 호텔 커피숍에서 세 사람이 만나게 됐다. 강 의원과 남씨는 김 전 시의원과 헤어지면서 호텔 출입구에서 현금 1억원을 건네받았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통해 강 의원이 1억원을 받은 당시 민주당 서울시 강서구 갑 지역위원장으로서 지역구 시의원 후보자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는데도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지적했다.
또 강 의원의 진술이 김 전 시의원 등과 모순되고 휴대전화의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명글을 게시하는 등으로 다른 피의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압박한 것으로 봤다.
강 의원이 자수서를 제출하고 불법적인 공천헌금의 과정을 일관적이고 상세하게 진술한 남씨에게 사건 책임을 미루는 상황이라며, 본인의 지위를 이용해 남씨나 중요 참고인에게 협박·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다고도 적혔다.
앞서 자백성 자수서를 낸 김 전 시의원과 마찬가지로 남씨 또한 자수서를 냈고, 경찰은 그가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영장에는 강 의원의 주거지 압수수색 당시 모든 공간이 지나칠 정도로 깨끗했던 것도 구속이 필요한 이유로 언급됐다.
경찰은 영장 신청서에서 "일반적으로 집 안에서 볼 수 있는 휴대전화, PC, 노트북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노트북 빈 상자가 확인되지만 기기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등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했다.
또 강 의원의 지역사무소에 있던 PC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분석한 결과 3대의 PC에 저장된 정보가 극히 적은 것으로 확인되고, 보좌관 PC에서는 SNS 메신저 데이터가 일부 삭제된 정황이 확인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5일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나흘 후인 9일 검찰이 이를 법원에 청구했다.
12일 국회에는 강 의원 체포동의안이 보고됐다. 국회의장은 의원 체포동의 요구서를 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보고한다.
체포동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야 하는데, 설 연휴 뒤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