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자인 티무르 쿠란은 그의 획기적인 저서 ‘사적인 진실, 공적인 거짓말’에서 믿는 사람이 거의 없는 공식적인 정설이 어떻게 그토록 오래 지속될 수 있느냐는 우려섞인 질문을 정면으로 다루었다.
‘대각성’의 시기에 필자는 이 책을 탐독하며 그토록 많은 기관들이 어떻게 그렇듯 신속하게 진보적인 신념을 버리고 극단적인 사회정의 정치로 돌아섰는지 이해하려 노력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표현의 자유와 같은 예민한 이슈에 대해 자체적인 “공적 진실”을 강요하려했을 때 필자는 쿠란의 책을 다시 읽었다. 그리고 그것이 최근의 사태를 이해하는데 더없이 훌륭한 준비작업이 되어주었다.
지난 30일, 한 배심원단은 16세때 받은 ‘성확정’ 유방절제술과 관련해 심리치료사와 성형외과 전문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여성에게 200만 달러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이 재판에서 원고측 증인으로 나선 미국트랜스전더건강전문인협회의 전 회장에리카 앤더슨은 담당 심리치료사가 “자격이 전혀 없었고, 의료기준을 준수하지 않았으며, 총체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증언했다. 미국성형전문의학회(ASPS)는 지난 화요일 성전환수술의 경우 19세까지 기다렸다 할 것을 추천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별확정시술과 관련해 내분비 조절과 외과적 개입을 하는 과정에서 위험-혜택 비율이 미성년자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리하게 나온다는 주장은 입증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ASPS 입장은 한동안 신중한 방향으로 변화를 거듭해왔지만 이번 지침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확정 수술뿐 아니라 호르몬 치료 전반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듯 보인다. 이 지침이 발표된 직후 미의학협회(AMA)는 이전보다 더 신중한 입장을 표명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미성년자들에 대한 외과적 개입은 일반적으로 성인이 될 때까지 연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소한 변화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쿠란이 지적하듯 공적 정설과 개인적 견해 사이에 큰 차이가 날 때, 정설은 여론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선호도 연쇄반응’을 일으키기 쉽다. 의학협회의 지지는 소아 성전환 찬성론자들이 이제까지 제시한 가장 강력한 주장 가운데 하나였다. 이제 그 지지가 약화되면서 의심이 파고들 공간이 커지고 있는 듯 보인다.
사적인 의견과 갈라선 공공의 통념은 놀랍게 안정적일 수 있으나 동시에 눈에 띄게 불안정할 수도 있다. 사적인 의견과 동떨어진 통념의 안정화는 개인적인 생각이 분출되지 않도록 유지할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사적 의견이 난무하지 못하게 틀어막으면 공적 정설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침묵하는 다수의 일원이라기보다 고립된 이단자라는 환상을 갖게 된다. 회의적인 개개인의 목소리는 의심이 추가로 제기될 가능성을 높여 새로운 균형점으로의 신속한 이동을 촉발한다.
공산주의는 바로 이런 식으로 붕괴했다. 공산주의 정권이 왜 그토록 억압적인지에 대한 대답도 여기에 담겨 있다. 취약한 정통 교리를 수호하려는 입장에서는 반대 여론을 추호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별 전쟁을 주의깊게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필자의 비유를 이해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좀 더 명확히 설명해보자.
2015년 무렵부터 트랜스젠더 문제에 관한 하나의 공적 정설이 갑작스레 대두됐다. 트랜스젠더 여성은 그저 여성일뿐이고, 탈의실, 교도소 같은 곳이나 스포츠 경기에 생물학적 여성만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은 트랜스젠더 혐오에 해당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성별 불쾌감을 지닌 어린이들은 그들이 “누군지 알고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졌고, 진정한 자아를 실현시켜줄 의학적 개입을 불허할 경우 그들을 자살로 내몰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아청소년의 성전환 치료가 “증거에 바탕을 두고 있고” “의학적으로 필요하며” 심지어 “생명을 살린다”는 판에 박힌 주장이 언론사 보도지침을 포함해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 이러한 주장의 증거가 빈약하다는 사실은 분명해졌지만 왜 그토록 많은 의료 단체들이 변변한 근거도 없이 소아청소년 성전환 치료에 그처럼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일단 발표된 이런 주장들은 서로를 보강해주는 효과를 낸다. 이들 중 어느 한 가지에 대해 제기되는 숱한 질문은 다른 모든 것을 근거로 제시함으로써 잠재울 수 있다. 게다가 우리 사회에서 누가 감히 저명한 의료전문가들에게 의문의 꼬리표를 매달 수 있겠는가?
이처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공적 합의는 무적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몇 년 전만해도 전문인 서클에서 합의된 정설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나 언론인들은 서서히, 그러나 꾸준히 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제, 막대한 의료과실 평결과 의료학회들의 입장변화로 인해 의사들이 이러한 시술에 대해 의문을 표출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하게 됐다.
이러한 소송이 더 많이 제기될수록 의료과실 보험사들도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만약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는 궁극적으로 미성년자들에 대한 수술 중단만이 아니라, 심지어 이를 합법화한 주에서조차 호르몬과 사춘기 억제제 사용까지 중단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성전환 시술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환호할 것이다. 필자는 소아 성전환 시술의 효과에 의문을 갖고 있지만 환호하지 않을 것이다.
우선 필자는 소아 성전환에 반대하지 않는다. 단지 이를 표준의료시술로 만들기 전에 더 나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믿을 뿐이다. 둘째, 일전에 한번 말했듯이 이미 오래전에 해결되었어야 할 이런 종류의 질문을 다루기에 법정은 최악의 장소다. 현재 배심원단과 판사들이 이 문제와 씨름을 하고 있는 이유는 다른 많은 기관들이 제 소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 댓가를 치르게 것이다. 그중에서도 결코 이전의 몸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사람들이 가장 큰 댓가를 지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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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건 매카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