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젤렌스키 “러시아군 사상자 매달 3만∼3만5천명 발생”
▶ 전진 없는 인해전술… “새 병력으로 고스란히 사상자만 대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며 러시아군이 심각한 전력 손실을 겪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상자가 급증과 함께 탈영도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로 늘어나면서 '러시아식 인해전술'도 점차 한계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내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러시아군 인원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군 가운데 사망자·중상자가 매달 3만∼3만5천명씩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 사상자 가운데 전장에 복귀할 수 없는 '회복 불가능한 사상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러한 병력 소모가 지속되면 그들은(러시아군은) 10만∼12만명에 달하는 병력을 단 몇 달 안에 잃게 될 것이며, 공백을 쉽게 채울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벌어진 '드론 전쟁'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드론 공습에 따른 중장비 피해가 늘어나면서 러시아군은 보병·침투 중심 전술을 구사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병력 손실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번 전쟁에서 발생한 러시아군 전사자를 최소 32만5천명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와 소련이 치른 모든 전쟁의 총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5배나 많은 수치다.
이에 따라 인해전술을 무기로 한 러시아군의 맹렬한 공세 작전도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우크라이나 전선 내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는 하루 15∼70m 수준으로 현격히 느려진 상황이다.
전선에서 이탈하는 러시아군 역시 늘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황 분석 단체인 '프론텔리전스 인사이트'는 러시아군 탈영률이 2022년 이후 만 4년 가까이 이어진 전쟁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달 수만 명씩 신규 병사를 모집하는 러시아식 모병 시스템도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다.
그간 러시아는 병사들에게 고액의 보상을 제공하며 병력을 충당해왔지만, 장기간 누적된 경기 침체로 보상 지원 예산이 바닥난 영향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실종자 가족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제한하고 있으며, 부상한 병사들을 치료 후 전역시키는 대신 다시 전장에 배치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지난해 러시아군 신규 병사의 90%가 사상자를 교체하기 위해 배치된 것으로 파악했다.
러시아군이 군대 규모를 키우는 게 아니라 겨우 현상 유지를 하는 데 그쳤다는 취지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러시아·유라시아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 마이클 코프먼은"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서 넓은 전선에 걸친 지속적인 압박이 결국 우크라이나 측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승부수를 던졌지만, 지금 러시아군이 싸우는 방식으로는 의미 있는 돌파구가 결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