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지수사 왜 못하게 하나, 금감원 특사경만 검사 승인받는 것 부당”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1.27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7일(이하 한국시간)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해서만 검사 승인 아래 수사를 시작하도록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 논의가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금감원 특사경이 인지(수사)를 못하게 해놨다고 하더라. 인지를 못하게 하면 어쩌나. 검사에 보고하고 '인지해라'라고 하면 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한 범법행위가 있다면 그것은 공무원뿐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이론적으로는) 현행법 체포를 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금감원 같이 공무를 위임받은 준 공무기관이 법 위반을 조사해 불법을 교정하는 데 굳이 검사만 승인할 수 있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현재 금감원 특사경은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범죄 중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은 사건'에 관해서만 수사를 개시·진행하도록 권한이 제한돼있다.
이 대통령은 특사경 도입을 추진 중인 건강보험공단 및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관련 "(특사경 도입 시 이들 기관도) 검사의 승인을 받아야 인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냐"라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이 "그렇지 않다"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일률적으로 똑같이 하자. 어차피 필요해서 (특사경을 도입)하는 것이고 금감원에 대해서만 검사 승인을 받도록 제한하는 것은 부당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 발언은 최근 금감원 특사경의 역할 강화를 두고 금융위원회 등에서 공권력 오남용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금감원은 특사경 직무범위를 현재의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서 민생금융범죄, 회계감리, 금융회사 검사까지 대폭 넓히고 인지수사권도 부여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금융위 인사가 동수 이상으로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자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 등을 자체 통제장치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금융위는 애초 민간기구인 금감원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지 않은 건 공권력 남용과 국민의 법 감정을 감안한 처사였다는 점을 들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이런 우려는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일부 표출됐다.
정 장관은 "수사권을 주는 것은 궁극적으로 강제수사를 동반할 수밖에 없고, 금감원은 영장 없는 계좌추적권 등 이미 많은 권한이 있다"며 "금감원이 수사를 시작한다고 할 때 외부에 알려지면 자본시장 영향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금감원은 민간인 조직이라 특사경 제도가 도입될 때 국회에서 논의하며 여러 우려가 있었다"면서 "공권력 남용과 국민의 법 감정 측면에서 (금감원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건) 살짝 조정해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 이어 이날 재차 금감원 특사경 인지수사권 문제를 직접 챙기면서, 향후 협의 과정에서 금감원이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향후 논의의 초점은 인지수사권 부여 여부보다는 금감원이 제시한 통제장치 세부 내용 조정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 금감원의 수사 권한이 확대되는 것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강제수사는 검사만 할 수 있고 검사가 영장 청구를 해줘야 한다"면서 "강제력 행사에 대한 통제시스템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금융위원장은 "금감원과 협의해서 금융위에서 하는 것처럼 (금감원에) 수사심의위를 두고 그렇게 하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라고 논의 상황을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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