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명성이 모든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자기과시욕의 악화다. 이는 마치 종양처럼 희생자의 공감 능력을 파괴해 버린다. 자기과시는 술이나 변태적 취향에 대한 탐닉과 마찬가지로 병적인 욕구이며, 그 어떤 강력한 표현도 이런 왜곡된 욕구가 자극하는 이기심의 폭력성을 충분히 묘사하지 못한다.” - 헨리 애덤스, ‘헨리 애덤스의 교육’
상상불가능한 것을 상상하는 것은 유용한 정신 운동이다. 블라드미르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정복함으로써 소련 붕괴에 대한 분노를 해소할 것인지, 소련 해체의 원인인 나토(NATO)를 무너뜨릴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하지만 덴마크의 영토를 빼앗으려는 미국 대통령의 집착 때문에 푸틴은 이제 더 이상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필요기 없을 것이다.
손에 든 벌목용 칼 대신 수술칼을 사용하기 싫어하는 대통령은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팔지 않을 경우 군사력을 동원해 정복할 것이라고 협박한다. 의회가 그란란드 구매에 필요한 자금을 승인하지 않으면 아마도 그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후 다른 용도로 책정된 예산을 ‘전용’할 것이다.
그는 폭력배들이 사용하는 위협적인 말투를 구사해가며 “쉬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어려운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집단안보기구로 꼽히는 나토가 붕괴한다면 그는 이를 덤으로 여길 것이다.
대통령은 “사실(facts)은 사실이 너무 많다는게 문제”라는 재담꾼들의 말장난에 동의할 것이다. 이러한 몇가지 사례를 짚어보자.
기존의 여러 협정에 따라 미군은 이미 그린란드를 이용하고 있고, 이를 확대하기 위한 협상도 가능하다. 게다가 덴마크인들은 미군과 연대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를 흘렸다. 덴마크인들은 정나미 떨어지는 대통령의 행동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좋아하는 특이한 성향을 지닌 듯 보인다.
미군은 실전배치된 최초의 핵 잠수함인 USS 노틸루스호가 북극점의 빙하 아래를 항해한 1958년보다 훨씬 이전에 그린란드에 관여했다. 언론인 케네스 R. 로젠이 쓴 ‘극지 전쟁: 잠수함, 스파이 그리고 해빙되는 북극에서의 힘싸움’에 따르면 빌리 미셸 준장은 1935년 의회에서 “알래스카는 지구상에서 가장 전략적인 지역”이라고 증언했다. 로젠은 이제 모든 국가가 북극 지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2021년에는 인도마저 북극 근접 국가를 자처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그의 기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뉴욕타임스 외신기자이자 신문사 상속자인 C.L. 슐츠버거는 1975년 ‘그린란드는 먼로 독트린의 적용을 받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썼다. 그 이후 그린란드는 줄곧 미국의 확고한 안보 영역 안에 남아 있다. 중요한 모든 측면에서 이 섬나라는 미국의 파트너이다.”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및 기타 인접국들은 먼로 독트린의 이처럼 터무니없는 적용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북극 지역의 천연자원, 확장되는 해상 운송로, 그리고 대륙간 공격의 잠재적 경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중국과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미군은 북극 임무를 위해 훈련을 받고 있고, 국방부는 뒤늦게 쇄빙선 건조에 투자하고 있다.
평소처럼, 지금의 대통령은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문제에 뒤늦게 뛰어들었으면서도 마치 자신이 이를 최초로 발견한 듯 행동한다. 그리곤 스스로를 문제의 중심에 세워놓는다. 그린란드에 관한 그의 탐욕은 국가안보와 전혀 상관이 없다. 항상 그래왔듯, 이 모두는 취약한 그의 자아와 관련되어 있다.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데 따른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채 무력사용을 들먹이고 있다.
어쩌면 덴마크인들은 미국 대통령이 또 다른 북쪽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받을지 모른다. 미 육군은 과도하게 무장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무지막지하고도 치명적인 단속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미네소타의 소요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병력 투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서도 대통령은 육군과 해군 사이의 연례 풋볼 대항전이 진행되는 동안 다른 풋볼 경기의 TV 중계를 전면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육군-해군 풋볼 경기를 부각시키는 것이 모병 활동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대통령이 이런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의 근거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불편한 의문은 대통령이 휘두르는 마술봉에 의해 마법처럼 사라진다. 거의 날마다 이어지는 비상조치의 적법성에 대한 의문은 육군과 해군 사이의 풋볼 경기가 (그린란드을 차지하는 것 이상으로)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라는 선언으로 타당성을 잃어버린다.
윈스턴 처칠은 그의 선조인 말보로 공작의 전기에서 선덜랜드 백작은 “행동의 원칙이 전혀 없는 위험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회고했다. 선덜랜드 백작은 “자신이 그 중심에 있는 한 어떤 일이 벌어지건 상관하지 않았고 소란, 흥분 모략을 생명의 호흡으로 삼았으며, 하나의 광기에서 다른 광기로 춤추듯 옮겨다니는 것이 그의 정신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듯 보였다.” 혹은 그의 정신건강이 결여되어 있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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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F·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