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대법원 구두변론 참석… ‘트럼프 정부의 연준압박에 항의’ 해석

제롬 파월 연준의장[로이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자기와 비슷하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퇴출 압박을 받아온 리사 쿡 연준 이사의 재판에 참석하기로 했다.
19일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오는 21일 트럼프 행정부의 쿡 이사 해임 시도 사건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구두변론에 참석할 예정이다.
쿡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 앞서 해고하려고 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주택담보대출 사기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서는 작년 8월 그녀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이에 쿡 이사는 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았다.
그러자 트럼프 행정부는 쿡 이사를 해고할 수 있게 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고, 대법원은 이 사건을 심리하는 동안 그녀가 이사직을 유지하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쿡 이사 해임 시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순응하지 않는 연준 이사를 압박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법무부의 파월 의장 수사와 유사한 맥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법무부는 파월 의장 재임 기간 진행된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증가 및 이와 관련한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을 문제 삼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수사를 둘러싸고 행정부가 기준금리 결정에 정치적으로 개입하려는 목적에 의한 것이라는 시각과 함께,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확산했다. 미국 내외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중앙은행이 대통령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응하지 않는 파월 의장을 맹비난해왔기에 이번 수사 또한 파월 의장을 내쫓기 위한 정치적 압박으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파월 의장은 지난 11일 "이 전례 없는 행위는 행정부의 위협과 지속적인 압박이라는 맥락에서 봐야 한다"면서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문제는 "구실"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쿡 이사의 구두변론에 참석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에 대한 시위 성격으로 보인다.
AP통신은 파월 의장이 구두변론에 참석함으로써 쿡 이사에 대해 이례적으로 지지를 표명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대법원이 쿡 이사 사건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냐에 따라 대통령의 연준 이사 해임 권한과 연준의 독립성 문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쿡 이사 사건에서 이기기가 더 힘들어졌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기한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 또한 쿡 이사를 내쫓기 위한 구실일 뿐이며 실제 목적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강제하는 데 있다는 인식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레브 메난드 컬럼비아대 법학 교수는 파월 의장 수사는 "이 사건이 통화정책에 대한 쿡 이사의 의결권이 아니라 쿡 이사의 품행과 관련됐다는 행정부의 주장이 약해지게 만든다"면서 "이 모든 것은 연준 장악이 행정부의 목표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