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첨 현장 가보니
▶ 신청자 430명 몰려 북적
▶ 번호 호명에 환호·탄식
▶ “밤샘 줄·안전문제 해소”

29일 새학기 수강 신청 추첨이 실시된 시니어센터 2층 강당에 한인 시니어들이 가득 몰린 가운데 추첨에 호명된 한 신청자가 활짝 웃으며 신청서를 받으러 나오고 있다. [박상혁 기자]
LA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회장 이현옥)가 29일 2026년 새 학기 커뮤니티 무료 프로그램 등록을 위한 첫 추첨제를 실시했다. 선착순 접수에 따른 밤샘 대기와 안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이번 추첨은 현장을 찾은 주민들로부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추첨은 센터 2층 강당에서 진행됐다.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배부된 추첨권은 약 430명이 받아갔으며, 추첨을 참관하기 위해 강당에는 약 3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추첨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LA 경찰국(LAPD) 올림픽경찰서 소속 경관 4명이 참관했다.
추첨이 시작되자 웅성거리던 강당은 곧 고요해졌고, 번호가 호명될 때마다 탄성과 박수가 교차했다. 먼저 뽑히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았지만, 현장에는 긴장감보다는 기대와 서로를 응원하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번호가 불릴 때마다 아쉬운 탄식이 터져 나왔고, 지인의 이름이 호명되면 축하 인사가 이어졌다. 추첨이 막바지로 갈수록 긴장감은 높아졌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끝까지 차분하고 긍정적으로 유지됐다.
대망의 1번으로 호명된 김영필씨는 “추첨제로 바뀌면서 원하는 강의를 못 들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1번이 돼 기쁘다”며 “스마트폰, 소묘기초, 태극권, 한국무용, 장구 등의 과목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특히 스마트폰 사용이 늘 어려웠는데, 이번 기회에 배워 일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새롭게 도입된 추첨 방식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신선형(63)씨는 “인기 강의를 듣기 위해 수업이 끝난 오후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밤을 새우며 기다리는 경우도 많았다”며 “듣고 싶은 강의를 듣기 위해 줄을 서면서도 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추첨제로 바꾼 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기 강좌인 피아노 수업을 함께 듣기를 기대했던 이수영(75)·김준(78) 부부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아내가 비교적 뒷번호에 뽑혀 함께 듣길 원하는 수업은 이미 마감됐지만, 예전처럼 새벽부터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훨씬 안전하고 합리적인 방식인 것 같다”며 “남은 접수 기간 동안 부부가 함께 다닐 수 있는 강의를 찾아 다시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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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