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흐 ‘별밤’이 물리학 ‘난류’ 묘사?

2025-12-3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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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샤먼대 연구팀 논문

▶ 언론 보도후 유명세 논란
▶ “말도 안돼” 반박 잇따라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가장 유명한 작품 ‘별이 빛나는 밤’(1889·사진)에 ‘난류’(turbulence)라는 물리학 현상이 드러나 있다는 논문에 이어 반박 논문이 나오는 등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난류’는 물리학과 기계공학의 유체역학 부문에 나오는 개념으로, 압력과 속도 등이 불규칙하게 변화하면서 움직이는 기체, 액체 등 유체의 흐름을 가리킨다.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것은 학술지 ‘유체의 물리학’에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숨겨진 난류’라는 제목의 논문이 게재된 2024년 9월이었다.

이 논문에서 중국 샤먼대 소속 마인샹, 황용샹 등 연구자들은 별이 빛나는 밤‘에 나타난 반 고흐의 필치를 분석해 본 결과 난류 현상이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흐의 필치에 나타나는 패턴이 소련의 위대한 수학자 안드레이 콜모고로프(1903-1987)가 밝혀낸 난류 관련 스펙트럼 법칙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체역학 전문가인 워싱턴대 기계공학부의 제임스 라일리 명예교수는 “논문을 내려받아 읽어봤더니 말도 안 되는 얘기라는 걸 알게 됐다. 그냥 아예 말도 안 된다”고 평가했다.

라일리 교수와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소속 모하메드 가드-엘-하크는 반박 논문을 학술지 ‘난류학회지’에 게재했다. 두 사람은 마인샹, 황용샹 등이 낸 논문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는 결론”이라며 매우 가혹한 어조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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