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 이용해 선거 회피’ 트럼프 비판에 ‘美 도움 필요’ 강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 의원들 법 개정 준비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선거를 치를 준비가 됐다"고 9일 밝혔다.
다만, 그는 전쟁 중에 선거를 치르려면 매일 같이 발생하는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부터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며 "선거를 치르기 위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미국이 유럽의 동료들과 함께 도움을 주시길 공개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이용해 선거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이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그들(우크라이나)은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그들은 오랫동안 선거를 하지 않았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말하지만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닌 지점에 도달했다"며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에 선거를 치르지 않고 있는 것을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원래 임기는 지난해 5월까지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계엄령을 발동하지 않았다면 작년 3월에 대선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이어지면서 계엄령도 유지됐고, 젤렌스키도 이를 이유로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관계 법률은 계엄령 발령 시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등 모든 선거를 중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는 젤렌스키의 대통령 임기가 종료됐음에도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고 있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젤렌스키 정부는 법적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내놓은 종전안에 대해 조만간 우크라이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미국 주도의 종전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영국, 벨기에, 이탈리아 등 유럽을 순회하며 각국 지도자와 레오 14세 교황 등을 만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늘도 협상을 진행 중이며 내일도 계속될 것"이라며 "내일 그것(협상안)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