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 4세 아동에 무료 ‘TK’ 올해부터 전면 확대 실시
▶ LA 카운티서 167곳 문닫아 ‘의도치 않은 경쟁’ 현실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공립 프리스쿨 확대 정책의 여파로 민간 프리스쿨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로이터]
캘리포니아주가 4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공립학교 내 프리스쿨 확대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사설 프리스쿨들이 줄줄이 폐업하는 등 타격을 받고 있다고 3일 LA 타임스(LAT)가 보도했다. LAT는 UC 버클리 연구진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주정부의 야심찬 정책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전환기 유치원(Transitional Kindergarten·TK)’으로 불리는 공립학교 내 프리스쿨 과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LA 카운티 내 민간 프리스쿨 167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TK 프로그램이 단계적으로 도입된 지난 4년 동안 LA 카운티내 공립학교 TK 등록 학생수는 약 1만3,000명 증가한 반면, 기존 프리스쿨들이 보육 정원은 1만2,000석 이상 줄어들었다. 특히 TK 등록이 가장 크게 증가한 지역일수록 민간 프리스쿨 폐쇄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UC 버클리 교육·공공정책 명예교수이자 공동저자인 브루스 풀러는 “TK는 거의 단점이 없는 훌륭한 아이디어처럼 보였지만, 부정적 영향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보육 인프라가 약화됐다”고 말했다.
실제 지역별 영향은 더욱 뚜렷하다. 롤링힐스와 팔로스버디스 지역에서는 TK 등록자가 152명 늘었지만, 316명의 아동을 수용할 수 있던 프리스쿨 4곳이 문을 닫았다. 노스리지 지역 역시 TK 아동은 96명 늘었으나, 3곳의 프리스쿨이 폐쇄되며 184개의 보육 자리가 사라졌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2020년 유아 교육 및 돌봄 마스터플랜을 통해 4세 아동이 TK로 이동하는 만큼 민간 프리스쿨들이 3세 이하 영유아와 유아를 더 많이 맡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LA 카운티 공중보건국에 따르면 현재 공인 보육시설은 영유아를 둔 맞벌이 가정의 13%만 수용 가능한 상황이다.
연구진은 유치원들이 영유아 보육으로 전환하는 데 다양한 장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 채용의 어려움, 노후화된 시설, 새로운 허가 절차, 기저귀 갈기 등을 꺼리는 일부 교직원의 거부감 등이 대표적이다. 풀러 교수는 “좋은 소식은 더 많은 4세 아동이 공적 시스템 안에서 교육을 받게 됐다는 점이지만, 지역 기반 유치원의 역량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주정부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TK 프로그램에는 연간 약 37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으며, 올해부터 캘리포니아 내 모든 4세 아동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립 교육과정으로 완전 시행되고 있다.